태국 정치 전면 나서는 ‘탁신가’…새 총리 후보로 탁신 딸 패통탄

입력 2024-08-15 21:27 수정 2024-08-15 21:28
패통탄 친나왓 프아타이당 대표. AP뉴시스

태국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탁신 친나왓(75) 전 총리 일가가 다시 정치 전면에 나선다.

15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태국 여권은 헌법재판소의 해임 결정으로 물러난 세타 타위신 총리를 대신할 새 총리 후보로 탁신 전 총리의 막내딸인 패통탄 친나왓(37·사진) 프아타이당 대표를 선임했다.

새 총리는 16일 하원에서 과반 동의로 선출된다. 총리 선출을 위해서는 하원 493명 중 과반인 247표가 필요하다. 현재 연립정부에 참여한 11개 정당 의원이 314명인 만큼 이변이 없는 한 패통탄 대표가 총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패통탄 대표가 총리로 등극할 경우 탁신 전 총리와 그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 전 총리에 이어 친나왓 가문이 배출한 세 번째 총리가 된다. 또한 잉락 전 총리에 이은 두 번째 여성 총리가 된다.

패통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프아타이당과 연정의 지명에 감사하다”며 “나라가 경제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총리를 지낸 아버지에게 조언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프아타이당이 이끄는 연정 소속 정당 지도부는 전날 탁신 전 총리 자택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차이까셈 니띠시리(76) 전 법무장관을 총리 후보로 지명하는 데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내 적지 않은 의원들이 고령으로 인한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차이까셈 후보 지명에 반대했다.

차이까셈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컸다. 그는 세타 전 총리를 물러나게 만든 결정적 원인이었던 피칫 추엔반 전 총리실 장관의 뇌물 수수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이 있고, 과거에 왕실모독죄 개정 주장도 한 적이 있다. 제1당이던 전진당(MFP)은 왕실모독죄 개정을 총선 공약으로 내놨다가 지난 7일 헌재의 해산 결정이 내려졌다.

현지 매체 더네이션은 “프아타이당은 차이까셈을 총리 후보로 지지하도록 요청했지만 의원들은 패통탄을 선택했다”며 “의원들은 헌재에서 또다시 총리 해임 판결을 받는 것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