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김도영이 KBO 역대 최연소·최소 경기 ‘30홈런-30도루’를 달성했다. 만 20세 나이에 리그 진기록을 쓰며 대타자 탄생의 서막을 알렸다.
김도영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3-1로 앞선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중월 2점 홈런을 터트렸다. 김도영은 시즌 30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30홈런-30도루 고지를 밟았다. 도루도 1개 더해 34개로 늘렸다. KIA는 김도영의 홈런을 포함해 장단 17안타를 터뜨리며 12대 1 압승을 거뒀다.
30홈런-30도루는 장타력과 빠른 발을 동시에 갖춰야 해 내로라하는 타자들 사이에서도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으로 통한다. 박재홍이 1996년 역대 최초로 해낸 뒤 1998년과 2000년까지 3회 달성했고, 이종범(1997년)·이병규·홍현우·제이 데이비스(이상 1999년)·에릭 테임즈(2015년)가 차례로 30-30 클럽에 가입했다. 김도영은 이 명단에 7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리며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KBO 역대 최연소에 최소 경기로 기록을 세우며 각종 의미도 더했다. 종전 최연소 기록은 박재홍 해설위원이 현대 유니콘스 소속 시절 세웠던 22세 11개월 27일이다. 김도영은 이 기록을 2년 넘게 앞당겨 20세 10개월 13일에 30-30을 달성했다. 이날까지 111경기에 나선 김도영은 지난 2015년 에릭 테임즈가 쓴 112경기의 종전 최소 경기 30-30 기록도 갈아치웠다.
기록 수립까지 단 1홈런을 남겨두고는 상대 팀의 집중 견제로 한동안 ‘아홉수 늪’에 빠져 있었다. 지난 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29호 홈런을 친 뒤 7경기 연속, 11일째 담장을 넘기지 못했다. 이날도 첫 타석 삼진, 두 번째 타석 땅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나 세 번째 타석에서 헤이수스의 초구 시속 149㎞ 높은 속구를 공략해 기다리던 30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2022년 KIA에 1차 지명된 김도영은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 4월 KBO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를 기록하더니 전반기 역시 20홈런-20도루로 기세를 이었다. 지난달 사상 첫 ‘내추럴 사이클링히트’에 이어 이날 30-30까지 달성한 그는 이제 40홈런-40도루도 넘본다.
한편 양현종은 KBO 통산 탈삼진 선두 등극을 노렸으나 다음으로 기회를 미뤘다. 이날 탈삼진 4개를 더한 양현종은 통산 2046탈삼진을 기록해 2009년 한화 이글스에서 은퇴한 송진우의 최다 탈삼진(2048개) 타이까지 2개를 남겨뒀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