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쪽난 광복…韓中日, 복음으로 하나되다 “우린 주의 자녀”

입력 2024-08-15 16:30 수정 2024-08-15 16:30
2024 동아시아 기독청년 여름대회 참석자들이 15일 서울 성북구 성북교회에서 함께 손을 잡고 있다. JPGROUP 제공

“한국 중국 일본 3국은 역사적으로 연관이 깊기에 마음속으로 미움이나 거부감 등 부정적인 감정을 저마다 가진 듯합니다. 복음으로 이 같은 마음들이 모두 치유되고 주님 안에서 서로 하나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유종윤(18)

“중국에선 기독교 탄압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전 현재 평택대에서 신학을 배우고 있지만, 더 배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무사히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 고민을 위해 함께 기도해주시길 바랍니다.” A(중국·24)

“일본에는 저마다 숭배하는 신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일본의 복음화가 힘든 이유 중 하나입니다. 저는 대학에서 믿지 않는 친구들을 대상으로 복음 공부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복음이 퍼질 수 있도록 한국 성도분들의 기도가 필요합니다.” 마츠우라 유우키(일본·22)

한국·중국·일본 기독 청년들은 저마다 가진 고민과 기도 제목을 이같이 털어놨다. 각기 다른 나라에서 나고 자랐지만 이들의 마음은 복음을 관통했다. 정치 역사 갈등 등을 초월한 3국 간 화합의 면면을 보는 듯했다.

2024 동아시아 기독청년 여름대회 참석자들이 15일 서울 성북구 성북교회에서 함께 손을 잡고 있다. JPGROUP 제공

쓰리투게더한국위원회(장승희 목사)는 조셉프로젝트(대표 이병훈)와 러브넥스트제너레이션(주성일 선교사)과 공동으로 15일 서울 성북구 성북교회(홍용훈 목사)에서 ‘2024 동아시아 기독청년 여름대회’를 개최했다. ‘청년이여 만물을 충만케 하라’(엡 1:23)을 주제로 열린 대회에는 한국과 중국, 일본의 기독 청년 100여명이 참여했다.

2011년 일본 도쿄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행사는 하나님과 복음 안에서 한·중·일 간의 오랜 상처와 앙금을 털어내고 공존과 공영의 미래를 열어간다는 취지를 담았다. 광복절인 이날에 행사를 연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회 총괄을 맡은 주성일 선교사는 “79년 전 당시 오늘은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날이자 중국은 여전히 일본과 전쟁을 치르며 피해를 받고 있었던 날”이라며 “피해자와 가해자로서 시간을 보내온 3국은 깨지고 갈라선 관계가 됐지만, 주 안에서 모두 하나 되고 복음으로 영예롭게 회복하기 위해 이같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행사는 복음으로 하나 된다는 취지에 맞게 세심한 배려들이 일정 곳곳에 묻어났다. 행사가 시작하기 전 찬양시간. 찬양단이 유명 CCM ‘비 준비하시니’를 함께 찬양했다. 자세히 들어보니 3국으로 구성된 찬양단은 저마다의 언어로 찬양을 불렀다. 모든 과정 역시 동시통역으로 진행했다.

이날 강사로 나선 구자연 선교사는 자신의 선교 경험을 공유하며 화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구 선교사는 “동아시아 3개국 말고도 세계사회에선 적지 않게 갈라지고 나뉘고 있다. 전쟁과 난민 등의 문제가 대표적”이라며 “성경은 ‘거두는 자가 이미 삯도 받고 영생에 이르는 열매를 모으나니 이는 뿌리는 자와 거두는 자가 함께 즐거워하게 하려 함이니라’(요 4:36)고 말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함께 모이는 건 피곤하고 번거로운 일이다. 언어도 문화도 다르기에 불편한 일이 적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함께 하나 되는 모임을 이뤄갈 때, 하나님은 축복하고 은혜를 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행사에서 한·중·일 기독 청년들은 소그룹 모임을 통해 각자의 나라를 위해 기도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