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저녁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 컨벤션센터 오디토리옴. 화려한 네온사인이 빛을 발하는 무대 위로 더크로스처치 소속 주일학교 교사가 130여명 어린이들에게 말했다.
“우리 3박 4일 하나님을 뜨겁게 예배하자. ‘내가 가장 멀리서 왔다’고 생각하는 사람?” 교사의 질문에 곳곳에서 “요르단” “마다가스카르” “이집트” 등의 답변이 터져나왔다.
휴양지에서 기도의 불을 지피며 영적 재충전을 위해 마련된 ‘온 세대 예배 캠프’의 한 현장이다. 한국 뉴모라비안 공동체(대표 박호종 목사)는 이날부터 17일까지 나흘간 ‘2024 글로벌 데이빗 텐트’를 개최한다. 국내외에서 온 2500여명 참석자들은 광복절을 낀 휴가철을 맞아 이곳을 찾았다. 집회 시작 날부터 각 세대는 컨벤션센터 콘서트홀 등으로 흩어져 하나님을 뜨겁게 예배했다.
이날 초등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키즈 텐트’는 저녁 8시부터 10시를 훌쩍 넘긴 시간까지 이어졌다. 박호종 목사가 섬기는 더크로스처치를 비롯해 전국 200여개 교회에서 온 어린이 120여명이 참여했다. 참가자에는 부모를 따라 잠시 귀국한 선교사 자녀들도 있었다. 어린이들은 3시간가량 이어진 찬양과 메시지, 기도에 익숙한 듯 대부분 자리를 뜨지 않고 예배드렸다.
더크로스처치 키즈디렉터 조성호 목사는 “어린이들이 장시간 예배드린다는 것에 놀라는 이들이 있다”며 “어린이들이 예배에서 은혜받고 하나님을 만났다고 간증한다. 지난 6월부터 이번 집회를 위해 스태프들과 기도하며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튿날 오전 영·유아부, 초등부, 청년부 등을 위한 선택특강과 집회가 동시에 진행됐다. 영·유아부 집회인 ‘하디쉬 텐트’가 열린 평창홀에는 60여명 아이와 30여명 학부모가 모였다. 학부모 품에 안긴 어린아이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율동하며 하나님을 찬양했다.
집회 말미 학부모들은 자녀의 머리 위에 손을 얹고 성경 가치관으로 자녀가 양육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예배를 인도한 이지은 간사는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예배 한번을 제대로 드리기 힘들기에 예배에 대한 갈망함이 있다”며 “이곳에서 자녀와 함께 예배드리며 영적 공급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두 자녀와 예배드린 조재형 더크로스처치 안수집사는 “자녀를 위해 기도할 때 하나님이 부어주시는 특별한 은혜가 있다. 기도 시간을 통해 저도 부모님을 더 이해하며 회복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뉴모라비안 공동체가 팬데믹 이후 영적으로 갈급한 이들을 위해 기획한 ‘데이빗 텐트’가 호평을 받고 있다. 데이빗 텐트는 2022년 1회부터 조기 신청 마감을 기록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온 세대가 참여할 수 있는 선택 강의와 집회, 버스킹 등 다양한 ‘은혜 채널’이 있지만 모든 것이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 집회 장소가 휴양지다 보니 믿음이 없거나 약한 이들과 쉽게 접촉점을 가질 수 있는 것도 한몫한다. 집회 시간 외에는 얼마든지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휴식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목회자, 선교사 등도 영적 충전을 위해 이곳을 찾는다.
본부(그랜드볼룸홀)에서는 예배자들을 위해 마련된 ‘72시간 멈추지 않는 연속 예배’가 지속된다. 이 사역에 20여개 예배팀이 협력해 섬기는데 네 가지의 예배 형식(프리스타일, 중보예배, 말씀예배, 임재적 예배) 중 자신의 취향대로 언제든지 예배드릴 수 있다.
박호종 목사는 “전 세대가 한 자리에서 같은 영성으로 은혜를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정이 영적으로 연합하고 회복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에 깊은 예배가 더 전파되고 예배로 다음세대가 세워지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평창=글·사진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