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10대 유튜버가 기네스 세계 기록을 깨기 위해 ‘12일간 잠 안 자기’에 도전하는 모습을 유튜브에서 생중계하다 방송 중단 조치를 당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미러에 따르면 12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호주의 19세 유튜버 노르메(Norme)는 이달 초 ‘12일간 잠 안 자고 세계 기록 세우기’라는 제목의 생방송을 시작했다.
그는 영상에서 12일(약 288시간)간 잠을 자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본격적인 무수면에 돌입했다.
기네스북에 따르면 공식적인 세계 기록은 1964년 미국의 고등학생 랜디 가드너(17)가 세운 11일 25분(약 264시간)이다. 이후 장시간 무수면이 신체를 상하게 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기네스북 측은 1989년부터 해당 도전 종목을 폐지했다. 노르메가 종전 세계 기록을 깨더라도 그 시간은 기네스북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노르메는 생중계 화면 오른쪽 위에 초시계를 띄우고 기록을 측정하면서 방송을 이어갔다. 도중에 잠이 쏟아지자 자신의 동생에게 “내가 너무 힘들어 보이면 물을 뿌리거나 일으켜 세워달라”고 부탁하는 등 도전을 강행했다. 무수면 상태가 계속되자 그는 눈꺼풀이 감기고 글조차 제대로 읽을 수 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를 시청하던 현지 누리꾼들은 그의 건강 상태를 우려하며 실시간 댓글로 도전을 멈추라고 말렸다. 신고를 받은 경찰과 구급차가 그의 집 앞으로 출동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노르메의 무수면 상태가 11일째 이어지던 날 유튜브 측은 결국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해당 라이브 방송을 중단시켰다. 계정이 정지되진 않았으나 그의 무수면 도전 영상은 비공개 상태로 전환됐다.
도전이 무산된 노르메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유튜브에서 나의 무수면 생중계 방송이 중단됐다”며 “목표 달성까지 딱 12시간 남았는데 유튜브가 끝냈다. 눈물이 난다”는 아쉬움을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면 부족이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그의 도전이 ‘무모했다’고 우려를 쏟아냈다.
의학기자로 활동하는 데보라 리 박사는 현지 매체에 “이건 완전히 미친 짓”이라며 “죽음에 이르는 가장 비참하고 고통스러운 방법”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미셸 데럽 박사는 24시간 동안 잠을 자지 않으면 혈중알코올농도 0.1% 수준과 비슷한 상태가 된다고 설명했다.
수면 부족이 장기간 이어지면 피로 누적은 물론 심혈관 질환, 비만, 치매 위험 등에 노출될 수 있다.
최다희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