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가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의 ‘명팔이’(이재명 팔이) 발언을 둘러싼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당내 최대 계파로 알려진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비판 대열에 합류해 정 후보를 향해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정 후보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정 후보 측은 ‘명팔이’ 발언이 혁신회의를 겨냥한 말이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혁신회의는 14일 입장문을 통해 “정 후보가 지목한 ‘명팔이’가 혁신회의가 맞는지 공개적으로 밝혀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실체도 알 수 없는 명팔이 발언으로 혁신회의는 호가호위를 한다고 지목당했고, 주체적인 선택을 했던 당원들도 보수언론에 의해 모욕을 당했다”고 말했다. ‘명팔이’의 주체가 일부 언론을 통해 혁신회의로 지목되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정 후보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이재명의 이름을 팔아 호가호위하며 실세 놀이를 하는 ‘명팔이’를 잘라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혁신회의는 또 “지금이라도 당원들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며 정 후보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혁신회의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선권에 든 정 후보는 자기 발언의 무게를 알아야 한다”며 “공개토론 제안은 정 후보에게 해명할 기회를 부여하는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당대표 후보 지지자 30여명도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 후보의 사퇴와 출당을 요구했다. 이들은 ‘정봉주 OUT’이라 쓰인 손팻말을 들고 “정봉주를 계속 민주당에 나눴다가 언제 시한폭탄이 터질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 측은 “명팔이 발언이 혁신회의를 지칭한 건 아니다”라며 난감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 후보 측 관계자는 “극소수 일부 인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인데 혁신회의를 겨냥한 것처럼 잘못 비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정 후보의 발언을 두고 ‘레드팀’ 역할을 노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소위 레드팀 역할, 당의 민주성과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역할을 하겠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의도로 발언하는 과정에서 ‘명팔이’라는 부적절 발언이 나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