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브레이킹 사상 첫 금메달 필 위자드는 한인 목회자 자녀, 기감 “교회가 함께 기뻐해”

입력 2024-08-13 15:47 수정 2024-08-13 16:04
사진=로이터연합

올림픽 브레이킹 사상 첫 금메달의 주인공인 캐나다 국가대표 필 위자드(27·Phil Wizard·한국이름 빌립 김)의 부친이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 김병태 목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 목사는 1997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이민 목회를 시작한 뒤 최근에는 치매로 투병 중인 어머니의 간호를 위해 교회를 사임하고 한국에 머물고 있다.

브레이킹은 2024 파리올림픽에서 사상 처음 공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브레이킹은 일명 비보잉이라고 불리는 댄스 스포츠다. 서핑, 스케이트보드, 스포츠 클라이밍 등의 올림픽 종목과 더불어 젊은이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올림픽에선 16명의 비보이와 16명의 비걸이 일대일 솔로 배틀을 거쳐 메달 색깔을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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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킹 선수들은 머리 어깨 등을 바닥에 대면서 다리를 풍차처럼 돌리는 윈드밀, 다리를 여섯 번 움직이는 식스스텝, 물구나무 같은 자세로 일정 시간 멈춰있는 프리즈 등을 조합하며 DJ의 비트에 맞춰 즉흥적 댄스를 선보이며 심사위원들에게 점수를 받아 승부를 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파리 라 콩코르드 경기장에서 열린 브레이킹 결선에선 빨간색 비니를 쓴 필 위자드가 압도적 실력으로 개최국 프랑스의 강력한 우승 후보 대니 단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필 위자드는 파리 오벨리스크 앞에서 한국식 손가락 하트를 선보이며 “제가 그랬듯 여러분도 브레이킹과 사랑에 빠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사진).

사진=필 위자드 인스타그램

사진=필 위자드 인스타그램

필립 위자드의 한국 이름은 빌립 김이며 빌립은 1997년 아버지 김병태 목사가 캐나다 밴쿠버에서 이민 목회를 시작할 때 현지에서 출생해 캐나다 국적이다. 마법사란 뜻의 위자드는 빌립이 속한 댄스 크루의 이름이었다가 빌립의 예명으로 굳어졌다. 김 목사는 서울남연회 강남지방회 밴쿠버 동행교회 소속이다. 밴쿠버 동행교회는 감리회 미주자치연회 소속이었다가 연회가 분열되면서 서울남연회에 편입됐다. 김 목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아버지로서 위로를 받는다”며 “하나님이 내 목회에 빛을 비춰 주시진 않았는데 아들이 빛을 발하고 있으니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전했다.

사진=필 위자드 인스타그램

이철 기감 감독회장은 “먼저 축하하고 자랑스럽다”고 축전을 보냈다. WMC 세계감리교대회 참석을 위해 스웨덴 예테보리 출장에 오른 이 감독회장은 빌립의 브레이킹 금메달 소속을 듣고 “목회자의 아들로 먼 이국땅에서 각고의 노력 끝에 이룬 쾌거에 온 교회가 함께 기뻐하고 축하를 드린다”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