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며 저출생 극복 대응에 나선 가운데 임신부를 대상으로 한 무료 보장 보험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임신·출산을 보장 대상에 포함한 건강 보험 상품 등도 연내 출시될 전망이다.
12일 삼성화재는 우리은행 고객 전용 상품 ‘우리함께 엄마준비 안심보장보험’을 신규 출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상품은 저출생 위기극복을 위해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우리은행이 마련한 재원 50억원이 소진될 때까지 제공한다.
우리함께 엄마준비 안심보장보험은 우리은행 계좌가 있는 만 19~45세 예비 엄마라면 누구나 무료로 가입할 수 있다. 건강한 임신부는 물론 당뇨·고혈압 등 유병력 임신부도 가입 대상이다. 기존에 태아보험이 있어도 가입 가능하다.
보험은 임신 주수 제한 없이 가입 시점부터 1년간 보장된다. 임신 기간 중 독감과 골절, 감염병, 아나필락시스(알레르기 과민반응), 응급실 내원 등을 보장한다. 질병으로 80% 후유장해 시 10년 동안 자녀 양육비도 받을 수 있다.
임신부가 무료로 가입할 수 있는 보험으로는 지난해 11월 출시된 우체국 ‘대한민국 엄마보험’도 있다. 우체국이 공적 역할 강화를 위해 출시하며 보험료를 전액 부담한다. 가입 기간은 별다른 갱신절차 없이 10년간 유지된다. 이 보험은 지난 7월 말 기준 누적 가입자 수가 5만6089건에 달한다.
구체적으로는 만 17~45세, 임신 22주 이내 임신부가 가입 대상이다. 기존 병력이나 건강 상태와 관계없이 가입할 수 있다. 자녀가 크론병·모야모야병 등 질병관리청에서 지정한 희귀질환 진단을 받으면 진단비 100만원을 지급한다. 자녀의 희귀질환은 만 9세까지 보장된다. 임신부에겐 임신중독증(10만원)과 임신성고혈압(5만원), 임신성당뇨병(3만원) 등을 보장한다.
예비 엄마를 대상으로 한 보험 상품 출시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산모의 나이가 많아지며 임신질환 환자도 늘고 있어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임신성고혈압 등 주요 임신질환 환자는 29만5000여명에 달했다.
보험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임신·출산 관련 질환은 우발적 사고이고 역선택 발생 가능성이 작아 보험 대상으로 적합하다”며 “태아보험과 연계한 상품개발로 시장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신·출산이 보장되는 여성보험·건강보험 등도 올해 하반기 중 신규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당국은 최근 제2차 보험개혁회의를 열고 임신·출산을 보험 보장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임신·출산을 우연한 사건 발생에 대해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 대상’으로 보고 다양한 보장상품이 개발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경우 따로 태아보험 등에 들지 않아도 다양한 형태로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에서는 출산으로 겪는 일시적 소득 저하 등의 상황을 고려해 출산 축하금 형태의 보험료 지급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