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호 태풍 ‘마리아’가 일본 혼슈 북부를 느리게 관통하며 강한 비를 퍼부었다. 상륙 지점인 혼슈 도호쿠 지방의 태평양 연안 이와테현에서는 24시간 강수량이 평년 8월의 한 달 분량보다 2배를 넘는 수준으로 기록됐다.
NHK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마리아가 이날 오전 8시30분쯤 이와테현 오후나토시 부근에 상륙했다”고 밝혔다. 태풍이 도호쿠 지방 태평양 연안에 상륙한 것은 195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2016년과 2021년에 이어 세 번째다. 2016년 태풍 상륙 당시에는 이와테현에서 2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한국·일본 기상청의 태풍 정보를 종합하면, 마리아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센다이 북쪽 약 170㎞ 부근 육상에서 시속 18㎞로 북서진한 것으로 관측됐다. 13일 오전 3시쯤이면 혼슈 북부 서쪽 해상인 동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리아의 같은 시간 기준 중심기압은 996hPa, 최대 풍속은 시속 20m로 측정됐다. 강도에서 ‘중’에 이르지 못할 만큼 강하지 않지만 시속 20㎞를 밑도는 다소 느린 속도로 이동하면서 혼슈 북부에 강우를 쏟았다.
일본기상협회는 “이와테현의 강우량이 평년 8월의 한 달 분량보다 2배에 가깝게 측정될 만큼 기록적”이라고 전했다. 이와테현의 강수량은 이미 마리아의 상륙 전인 이날 오전 4시까지 24시간 동안 300㎜로 측정됐다.
이와테현의 다키댐은 이날 오전 저수량 상승으로 긴급 방류를 실행하고, 하천 주변 4177가구 8300명의 주민에게 가장 높은 피난 경계 수준인 5단계 ‘긴급안전확보’를 발령했다. 일본에서 도호쿠를 오가는 항공편의 결항이 속출했고, 고속열차 신칸센의 도호쿠 구간 운행도 중단됐다.
일본기상협회는 “마리아가 열대저압부 약화 이후에도 14일까지 일본 북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13일 오후 6시까지 24시간 강수량은 홋카이도에서 150㎜, 도호쿠에서 120㎜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