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 광복절 경축식 초유의 취소… “관장, 정부 행사 참석”

입력 2024-08-12 15:39 수정 2024-08-12 15:40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 태극기마당. 천안=이한결기자

독립기념관이 1987년 개관 이래 처음으로 광복절 경축식을 취소했다.

12일 독립기념관은 오는 15일 오전 10시에 열기로 했던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기관 사정 등으로 인해 취소한다고 밝혔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경축식을 독립기념관 자체 행사로 준비하던 와중 (김형석) 신임 관장이 정부 주최 광복절 행사에 초청을 받아 부득이하게 (행사 일정이) 변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축식을 제외한 오후 문화행사는 예정대로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복절 경축식 행사는 독립기념관이 자체 행사로 진행하는 것 외에도 중앙정부나 지자체와 연계하는 등의 방식으로 개최해왔다는 것이 기념관 측 설명이지만, 지역구 국회의원과 지자체장 참석 요청까지 마친 상황에서 뒤늦게 자체 경축식 행사를 취소한 건 이례적이다.

독립기념관이 개관한 이후 37년간 광복절 경축실 자체 행사를 안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8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취임식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역 정치권은 갑작스러운 행사 취소가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의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정문(천안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취임하자마자 친일 인명사전에 억울하게 친일파로 등재된 사람들 구제해야 한다는 식으로 하더니 급기야 지속적으로 해오던 독립기념관 자체 기념식을 본인이 서울에 있는 광복절 경축식 참석한다는 핑계로 취소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관장의 사퇴를 위해 국회 차원은 물론 시민사회단체들과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독립기념관 노조도 이날 성명을 내고 “광복절 경축식을 별안간 취소해 광복절에 대한 너무나 가벼운 인식을 드러내고 많은 국민에게 당혹감과 실망을 줬다”며 김 신임 관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지난 8일 취임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은 지난해 12월 ‘자유민주를 위한 국민운동’ 행사에서 “대한민국이 1945년 8월 15일 광복됐다며 그게 광복절이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참 많은데 역사를 정확하게 모르는 것”이라고 발언한 내용 등이 발굴되면서 뉴라이트 성향 논란에 휩싸였다.

광복회 등 독립운동 관련 단체들은 김 관장 임명에 반발해 정부가 주최하는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에 불참을 선언하고 효창공원 내 백범기념관에서 별도의 기념행사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천양우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