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저는 일제강점기의 식민 지배를 옹호한다는 의미로 말하는 ‘뉴라이트’가 아니다”라며 임명 이후 촉발된 적절성 논란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관장은 12일 서울 용산구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한 번도 독립운동을 폄훼하거나 특정한 독립운동가를 비방한 적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에게 ‘일제시대 우리나라 국민의 국적이 어디냐’고 질문하고 ‘일제시대의 국적은 일본이지요. 그래서 구권을 되찾기 위해 독립운동을 한 것 아닙니까’라고 답변한 것을 두고 일본 신민이라고 주장했다”며 “일제의 식민 지배를 동조하는 친일파라고 몰아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관장은 지난 7일 임명된 후 뉴라이트 논란에 휘말렸다. 김 관장은 지난해 12월 ‘자유민주를 위한 국민운동’ 행사에 참석해 “대한민국이 1945년 8월 15일 광복됐다며 그게 광복절이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참 많은데 역사를 정확하게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김 관장이 통용되는 ‘광복’의 개념이 아닌 뉴라이트 사상을 기반으로 한 광복을 지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지난 8일 취임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인사들 가운데 억울하게 친일로 매도되는 분이 없도록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은 더욱 커졌다.
김 관장은 ‘대한미국 건국은 1919년 임시정부 수립으로 시작돼 1948년 정부 수립으로 완성됐다’는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 주장을 인용해 “제 견해도 이 주장과 꼭 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건국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이승만 대통령과 김구 선생을 두고 ‘편 가르기’를 한 적도 없다”며 “두 분을 비롯한 다수의 독립운동가를 건국의 아버지들로 함께 인정하자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광복회에서 김 관장을 뉴라이트 인사로 지목한 것에 대해서는 “광복회가 나를 (뉴라이트로) 매도한다”며 “오늘 이 시간 이후로 부당하게 비방하는 것에 대해 엄중한 법적 대응도 신중하게 고려하겠다”고 했다.
‘사퇴 의사는 없냐’는 질문에 김 관장은 “그렇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김 관장 임명에 광복회,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항단연) 등 독립운동가 단체는 정부 주최의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뉴라이트 논란이 있는 김 관장의 임명에 항의하는 차원이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