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독립기념관장 “日 식민지배 옹호 안 해…뉴라이트 아냐”

입력 2024-08-12 15:30 수정 2024-08-12 17:41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12일 서울지방보훈청에서 뉴라이트 성향 논란 관련 기자회견 중 자신의 저서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저는 일제강점기의 식민 지배를 옹호한다는 의미로 말하는 ‘뉴라이트’가 아니다”라며 임명 이후 촉발된 적절성 논란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관장은 12일 서울 용산구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한 번도 독립운동을 폄훼하거나 특정한 독립운동가를 비방한 적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에게 ‘일제시대 우리나라 국민의 국적이 어디냐’고 질문하고 ‘일제시대의 국적은 일본이지요. 그래서 구권을 되찾기 위해 독립운동을 한 것 아닙니까’라고 답변한 것을 두고 일본 신민이라고 주장했다”며 “일제의 식민 지배를 동조하는 친일파라고 몰아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관장은 지난 7일 임명된 후 뉴라이트 논란에 휘말렸다. 김 관장은 지난해 12월 ‘자유민주를 위한 국민운동’ 행사에 참석해 “대한민국이 1945년 8월 15일 광복됐다며 그게 광복절이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참 많은데 역사를 정확하게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김 관장이 통용되는 ‘광복’의 개념이 아닌 뉴라이트 사상을 기반으로 한 광복을 지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12일 서울지방보훈청에서 뉴라이트 성향 논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지난 8일 취임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인사들 가운데 억울하게 친일로 매도되는 분이 없도록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은 더욱 커졌다.

김 관장은 ‘대한미국 건국은 1919년 임시정부 수립으로 시작돼 1948년 정부 수립으로 완성됐다’는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 주장을 인용해 “제 견해도 이 주장과 꼭 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건국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이승만 대통령과 김구 선생을 두고 ‘편 가르기’를 한 적도 없다”며 “두 분을 비롯한 다수의 독립운동가를 건국의 아버지들로 함께 인정하자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광복회에서 김 관장을 뉴라이트 인사로 지목한 것에 대해서는 “광복회가 나를 (뉴라이트로) 매도한다”며 “오늘 이 시간 이후로 부당하게 비방하는 것에 대해 엄중한 법적 대응도 신중하게 고려하겠다”고 했다.

‘사퇴 의사는 없냐’는 질문에 김 관장은 “그렇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김 관장 임명에 광복회,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항단연) 등 독립운동가 단체는 정부 주최의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뉴라이트 논란이 있는 김 관장의 임명에 항의하는 차원이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