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건학이념이 분명한 사립학교에서조차 기독교 교육이 막히고 있는 지금, 초중고 공립학교에서 과연 복음을 전할 수 있을까. 학교 현장을 아는 사람들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한다. 교단에서 교사가 복음을 전했을 때 빗발치는 학부모들의 민원은 당연한 일이 되었고, 기독 교사들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학교 현장은 갈수록 복음이 아니면 해결할 수 없는 일들로 넘쳐나는데 어떻게 해야 학교에서 복음을 전할 수 있을까. 강원교육자선교회(회장 백한진)의 ‘세상에서 빛이 되는 나와 너’(이하 세빛나) 캠프가 이에 대한 답을 제시했다.
강원교육자선교회(회장 백한진)가 주관하는 제19회 세빛나 캠프와 제4회 세빛나 청소년 워십 콘서트가 지난 9일~10일 무박 2일로 춘천시에 있는 강원도 청소년수련원에서 진행됐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전국에서 모인 학생 150여 명, 교사 및 스텝 70여 명이 복음과 찬양, 크리스천 캠프 페스티벌을 통해 신앙을 돈독히 하고 주 안에서 하나됨을 확인하는 뜨거운 시간이었다.
강원교육자선교회는 2015년에 창립돼 학교 현장에서 사랑의 교육을 실천해온 자발적인 교육자 모임으로, 현재 강원도 내 150여 명의 유·특·초·중등, 대학 교육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교육 및 상담활동을 통해 어려움에 처한 학생을 돕고, 인성과 지혜를 겸비한 리더를 육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기독교 자율동아리를 만들면 복음을 전할 수 있기에 ‘대한민국 학교마다 기독교 동아리를 세워주소서’라는 기도 제목으로 시작된 세빛나 캠프는 매해 여름과 겨울 두 차례 개최되며, 2015년 1회 캠프를 시작으로 이번에 19회를 맞이했다.
캠프 첫날 강의를 맡은 배성희 강사는 우리와 함께 살기 위해 이 땅에 오셔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선포했다. 복음의 최종 목적이 하나님과 우리가 함께 사는 것이고, 우리와 함께 사는 즐거움을 위해 십자가의 고난까지 참으셨음을 강조했다.
두 번째 강사로 나선 박현희 교사는 명예퇴직 후 기간제 교사를 하면서 학교에 기독교 동아리를 만들어 믿지 않는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한 사례를 소개했다. 박 교사는 학교에 기독교 자율 동아리를 세우는 과정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예수님의 사랑으로 선생님과 학생들을 섬기고자 하는 마음이 가장 근본이라고 말했다. 또한 학생들 스스로가 학교에 기독교 동아리를 세워 복음을 전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요,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자세한 설명을 들은 학생들이 각자의 학교에 기독교 자율 동아리를 세울 것을 결단했던 사례도 있었다.
세빛나 캠프의 저녁 공연 시간에는 학생들 17개 팀이 참가해 각자에게 주신 재능을 계발하고 나누는 시간을 가졌으며, 체험활동으로 학교 내 기독교 동아리 부스를 운영했다. 캠프 관계자는 “이번 부스 활동은 주로 교사들이 맡았지만, 다음 캠프부터는 모든 부스를 학생들이 운영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동아리를 만드는 것부터 각종 활동까지 모두 다 학생에 의한 자율적인 활동이 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세빛나 캠프를 총괄한 서기성 속초양양교육지원청 장학사는 “처음에는 기독교 동아리가 학교에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합법적인 수단이기 때문에 기독교 동아리를 세워야겠다는 단순한 생각이었는데, 어느 순간 하나님께서는 이것을 많은 동아리들 중 하나가 아니라 학교 안에 있는 교회로 보신다는 걸 알게 됐다”며 “있으면 좋고 없어도 할 수 없는 게 아니라 꼭 세워져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빛나 1회 캠프 때 초등학교 4학년 학생으로 참여해 지금은 스텝으로 섬기고 있는 김동진 학생(한림성심대 2학년)은 “세빛나 때 복음을 들으면서 예수님을 더 알아갈 수 있었고 친구들과 예수님 안에서 하나된 삶을 누릴 수 있었다”며 “세빛나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예수님을 만나고 세빛나 이후 각자의 삶에서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을 누리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번 캠프의 기획 및 운영을 담당한 서원혁 교사(화천 사내초)는 “학교 안에 있는 학교폭력, 학교부적응, 왕따, 우울, 가정 문제, 학업 문제, 친구 문제 등으로 좌절하는 학생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답은 오직 복음 뿐이다.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 중에는 학교와 가정에서 손대지 못했으나 복음으로 삶이 달라진 아이들이 있다”며 “이런 학생들의 변화가 세빛나의 존재 이유이자 보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학교마다 기독교 동아리를 세워달라는 믿을 수 없는 기도가 1회부터 19회까지 10년간 드려졌으니, 이제는 기도의 응답을 확인하러 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번 캠프에서는 잃어버린 자녀를 만나 함께 사는 하나님의 꿈이 강원교육자 선교회 세빛나를 통해 학교 안에 이뤄져가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춘천=이상희 객원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