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 노조 “김형석 신임 관장 즉각 사퇴해야”

입력 2024-08-12 11:51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지난 8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취임식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독립기념관 노조가 김형석 신임 관장을 사퇴를 요청했다. 광복절을 앞두고 김 관장을 둘러싼 논란이 심화하면서 광복회장 등 독립운동가 단체는 광복절 행사 불참을 선언했다. 야당도 윤석열 대통령에 김 관장의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독립기념관 노조는 “독립기념관 구성원들은 신임 관장이 민족의 자주와 독립 정신의 산실인 독립기념관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없으리란 점에 뜻을 모았다”며 “김형석 관장은 즉각 사퇴하라”는 내용의 성명문을 12일 냈다.

노조는 “지난 시기 독립기념관은 안중근 의사의 5촌 조카이자 한국광복군에 몸담았던 안춘생 초대 관장을 시작으로 독립운동가의 후손 또는 학계의 저명한 독립운동사 연구자들이 관장을 맡아 왔다”며 “그러나 신임 관장으로 임명된 김형석은 독립운동가 후손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오히려 친일파들의 행적에 대한 재평가 및 독립운동의 가치를 훼손하는 주장 등으로 세간의 큰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했다.

김 관장은 지난 8일 취임식 후 기자들과 만나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인사들 가운데 억울하게 친일로 매도되는 분이 없도록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노조는 이어 “독립기념관 개관 이래 매년 개최해오던 광복절 경축식을 별안간 취소해 광복절에 대한 너무나 가벼운 인식을 드러내고 많은 국민에게 당혹감과 실망을 줬다”고 비판했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국민의힘,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가 내건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김 관장이 임명되자 광복회는 정부가 주최하는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하기로 했다. 김 관장 임명을 건국절 제정을 위한 밑 작업으로 판단하고 정부에 항의 의사를 드러내기 위해서다. 앞서 광복회는 김 관장을 ‘뉴라이트 계열’로 지목하고 국가보훈부에 김 관장의 후보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광복회가 정부의 광복절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1965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25개 독립운동가 선양 단체로 구성된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항단연)도 정부 주최 광복절 경축식에 참여하는 대신 서울 용산 효창공원에서 별도로 광복절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야당도 김 관장의 자질을 비판하며 친일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1945년 8월 15일이 광복절이 아니다’ ‘일제 강점기가 도움이 됐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 국민은 일본 신이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어떻게 독립기념관 관장이 될 수 있단 말이냐”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독립열사 앞에 부끄럽지 않게 윤 대통령은 김형석 관장 임명을 즉각 철회하고 무리한 인사 강행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