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상·하원 선거 망칠까봐 사퇴…민주주의 증명한 대통령 평가 원해”

입력 2024-08-12 05:49 수정 2024-08-12 06:07
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후보직을 고수할 경우 상·하원 선거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대선 중도하차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또 자신은 민주주의가 작동한다는 것을 증명한 대통령으로 평가되고 싶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CBS방송 인터뷰에서 “자체 여론조사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박빙 경쟁이었고, 끝까지 갈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상원과 하원의 많은 동료가 내가 (11월) 선거에서 그들에게 해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계속 대선에 남아 있으면 그것이 화제가 될 것인데 그것은 진짜 (선거) 방해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이 (다시) 되는 건 영광이지만, 나는 미국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우리가 반드시 도널드 트럼프를 이겨야 한다는 것”이라며 “만약 그가 이긴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라. 그는 미국 안보에 진정한 위험”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리는 세계 역사의 변곡점에 있다. 3~4년간 내리는 결정은 향후 60년의 모습을 결정할 것”이라며 “민주주의가 핵심이다. 반드시, 반드시 트럼프를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면 평화적 정권 이양에 대한 확신이 없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역사가 어떻게 기억하길 바라느냐는 질문에 “미국 민주주의가 작동한다는 것을 증명한 대통령으로 평가되고 싶다”며 “그것(민주주의)은 우리를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벗어나게 했고,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 회복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2020년) 대선 출마 선언 때 미국의 영혼을 회복하고, 하향식이 아닌 상향식 경제를 구축하고, 국가를 통합하는 세 가지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누구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믿지 않았지만 우리는 해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러닝메이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에 대해 “정말 좋은 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월즈 주지사에 대해 “나는 수십 년간 그를 알았다. 나와 같은 부류로, 훌륭하고 진짜 똑똑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 후보로 경합한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를 거론하며 “우리는 펜실베이니아 선거 운동을 함께 할 것이고, 나는 다른 주에서도 선거 운동을 할 것”이라며 “해리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어떤 것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 TV토론에 대해서는 “나는 아팠기 때문에 정말 나쁜 하루를 보냈다”며“(건강에는) 심각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한 이후 언론 인터뷰를 한 건 처음이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 민주당 소속 전직 대통령과 함께 오는 19일부터 시작되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첫날 연설자로 나선다. NBC방송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건강 문제로 참석하지 못하고 손자인 제이슨 카터가 대신 연설한다고 전했다.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연설자로 나선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