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 팬의 조롱인가… 운전 중 술병 인증 ‘슈가챌린지’

입력 2024-08-12 04:50 수정 2024-08-12 19:01
'슈가챌린지' 사진들. 엑스(X) 캡처

최근 SNS상에서 운전 중 술병을 들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는 챌린지가 유행해 논란이다. 주로 해외 사용자로 파악되는 이들은 최근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적발된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를 겨냥한 듯 자신들의 게시물에 ‘슈가챌린지’라는 태그를 달고 있다.

엑스 캡처

12일 SNS 플랫폼인 엑스(X)에는 ‘슈가챌린지’가 해시 태그된 다수의 게시물이 게재돼 있었다. 혼자, 혹은 친구들과 운전 중 술병을 들고 인증하는 사진, 영상이었다. 대부분 차량 대시보드가 보이도록 술병을 찍는 구도인데 운전자가 실제로 음주 상태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엑스 캡처

일부 작성자는 슈가나 BTS를 지지한다는 식의 문구도 적었다. “항상 윤기(슈가의 본명)와 함께하겠다” “우린 민윤기를 지지한다” “나와 내 친구들은 ‘슈가챌린지’에 참가했다. 여기 BTS를 위한 7개의 맥주가 있다” “언제나 내 최애를 지지하겠다” 등의 내용이다.

BTS 팬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챌린지가 BTS를 조롱하려는 안티 팬들의 행위라는 반발도 나온다. 해외 일부 안티 팬들이 BTS를 조롱하기 위해 만들어 퍼뜨리는 챌린지라는 것이다.

엑스 캡처

무엇보다 이같은 챌린지가 모방 행위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엑스에는 강한 비판이 이어졌다. “이건 정말 멍청한 짓이다. 운전하면서 술을 마시는 건 말 그대로 범죄다. 자기 자신도 죽을 수 있고 더 최악은 남까지 죽게 만들 수 있다” “‘슈가챌린지’를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간에 경찰에 잡혀 감옥에 갔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이 음주운전 문제로 가족을 잃거나 목숨을 잃었는데 이런 챌린지는 너무 무책임하고 무례하고 역겹다” “K팝 때문에 도덕성을 잃은 모습” 등의 지적이 잇따랐다.

엑스 캡처

앞서 슈가는 지난 6일 오후 11시27분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노상에서 음주 상태로 전동스쿠터를 타다가 넘어졌다. 마침 인근에 있던 기동대 소속 경찰이 슈가를 부축해 세우는 과정에서 술 냄새가 나는 것을 확인하고 인근 파출소로 인계했다. 슈가는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맥주 한 잔 마시고 잠깐 운전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슈가는 언론에 음주운전 사실이 보도되자 “헬멧을 착용한 상태로 ‘전동킥보드’를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전동스쿠터의 경우 형사 처벌을 받지만 전동킥보드는 면허 취소와 범칙금 등 행정 처분에 그친다. 게다가 적발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0.227%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슈가가 의도적으로 사안을 축소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논란까지 제기됐다. 슈가의 소속사 측은 “안장이 달린 형태의 킥보드라고 판단해 전동킥보드라는 단어를 썼다”며 “추가 확인 과정에서 제품 성능과 사양에 따라 분류가 달라지고 사고에 대한 책임 범위도 달라질 수 있음을 인지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안을 축소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향후 해당 제품에 대한 수사기관의 분류가 결정되면 그에 따른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