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화약고’ 시대 건너기…“옳고 그름의 기준, 세계관을 배워라”

입력 2024-08-11 13:55 수정 2024-08-12 08:26
윌리엄 브라운 박사가 기독교 세계관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콜슨센터 제공

세계는 지금 ‘전쟁의 화약고’인 동시에 ‘문화적 화약고’이기도 하다. LGBTQ로 통칭되는 동성애 문화를 비롯해 각종 미디어의 옷을 입고 표출되는 문화적 콘텐츠는 선과 악, 옳고 그름의 기준을 무너뜨리고 있다. 삶을 지탱해주는 잣대가 휘청거리는 시대다. 크리스천들로서는 기독교세계관의 함양이 절실한 때다. 미국의 대표적인 기독교세계관 교육 기관인 콜슨센터(Colson Center)에서 10년 넘게 기독교 세계관을 가르치고 전파하는 윌리엄 브라운(William Brown·70) 박사를 지난 7일 줌(Zoom)으로 만났다.

윌리엄 브라운 박사가 지난 7일 국민일보와의 줌 인터뷰에서 기독교인이 문화적 화약고를 품고 살아가는 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크리스천이 기독교 세계관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독교 세계관뿐만이 아니라 모든 세계관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관은 우리가 믿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다른 관점과 비교·대조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세계관이란 무엇인가.
“세계관은 통상 4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범주가 갈라진다. ①모든 것은 어디로부터 왔는가(기원) ②우리는 왜 여기에 있는가(삶의 의미·목적) ③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도덕성) ④우리는 죽으면 어떻게 되며 어디로 향하는가(운명) 등이 그것이다. 즉 유신론적(기독교적) 세계관의 눈으로 보면, 인간은 하나님이 지으신 피조물이며 특별한 목적에 따라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다. 하나님(성경)이 판단하는 옳고 그름을 따르며 죽음 뒤에는 하나님과 영원히 함께 하거나 분리(천국과 지옥)되는 것이다.”


-세계관의 종류는 몇가지가 있는가.
“세계관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자연주의 세계관과 초월주의 세계관, 그리고 유신론적 세계관이다. 기독교 세계관 역시 유신론적 세계관에 속한다. 다만 세상에 몇 가지 세계관이 있냐는 질문에는 지구에 살고 있는 인구수만큼의 세계관이 있다고 답하겠다. 모든 사람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각자의 세계관을 갖고 있다.”

-크리스천이 기독교 세계관 뿐만 아닌, 세계관에 대해 알아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세계관을 잘 이해하면 비기독교인이나 우리 주변 문화권과도 질서 있는 방식으로 소통하는데 도움이 된다. 가치관이 충돌하는 일명 ‘문화적 화약고’를 마주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가령 무신론자와 이야기할 때, 그 사람에게 우리가 동의하는 부분과 동의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잘 설명할 수 있다. 우리는 모든 것이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 즉 기원과 운명에 대한 의견도 다르기 때문이다.

-‘문화적 화약고’에 대해 설명해달라.
“문화적 화약고란 쉽게 세계관이 충돌하는 곳이다. 보통 도덕성과 같은 영역에서 세계관이 충돌하며 충돌할 때 실제적인 갈등, 즉 화약이 터진다. 일례로 무신론자 중 대다수는 누군가가 자신의 성적 취향이나 결혼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상관없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그들에겐 궁극적으로 옳고 그름의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 기독교인은 성이나 결혼 등에 대한 옳고 그름에 대한 믿음이 있고 이를 중요하다고 여긴다. 하나님은 성경을 통해 우리에게 분명한 지침을 주셨기 때문이다.”

-파리올림픽 개막식이나 LGBTQ+ 등 현대사회에는 많은 화약이 터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말씀하신 것처럼 현대사회엔 수많은 문화적 화약고가 있다. 가령 미국에서는 교사가 학생을 교육할 때 부모의 동의 없이 LGBTQ+에 대해 가르치는 일도 잦다. 문제는 교육하는 내용을 부모에게 알리지 않는 것은 물론, 아이들에게 무엇을 배우는지에 대해 입단속을 시키기도 한다는 것이다.

파리올림픽 개막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드래그퀸(여장 남자)와 트랜스젠더, XY염색체를 가진 선수가 여성 선수들과 경기하는 등 논란이 많다. 성경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조롱당해오셨기에 그 연장선으로 볼 수 있겠다.”

-기독교인이 이런 기독교와 상반되는 문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우리는 우리의 신앙을 따르는 것이지 시대 조류와 문화를 따르는 무신론자들을 적대시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무신론자들이 우리 기독교인을 적이라고 여기지 않도록 이같은 문화적 화약고를 더 깊이 이해해야 한다. 쉽게 말해 다른 사람의 행동에 괴로워하되(distressed) 이러한 상황을 회피하거나 이들을 미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들을 동정하고 불쌍히 여기며 더 나아가 이들과 관계를 맺어야(engaged) 한다.”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달라.
“앞서 얘기한 교육현장의 경우, 아이와 소통하고 아이를 잘 교육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가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아는 것은 부모의 권리이기에 아이와 충분히 소통하라. 또 아이에게 기독교 세계관에 대해 분명하게 알려주되, 아이가 선생을 적대시하지 않을 수 있도록 신경써야한다. 선생님은 적이 아니며 우리가 괴로워하면서도 관계를 맺는 태도로 임해야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려줘야한다.

이번 파리올림픽 드래그퀸도 마찬가지다. 여러 화약이 터지는 상황 속에서 크리스천들은 ‘괴로워하면서도’ 이들과 ‘관계 맺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다른 세계관의 소유자들) 또한 우리의 적이 아니며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리 적(enemy)의 희생자다. 우리는 쓰라린 마음을 품으면서도 그들을 연민과 보살핌으로 대하고 대화해야 한다. 그렇게 행동할때 비로소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다.”

-한국 기독교계에서는 ‘기독교 세계관’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세계관 전파를 위해 어떻게 힘써나가야 할지.
“Axis.org 등 여러 무료 기독교 세계관 웹사이트를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또 콜슨 센터 한국 지부가 있는데 이들 역시 매우 열심히 기독교 세계관을 전파하는 사역에 힘쓰고 있으니 관심이 있는 분들은 콜슨 센터에 연락해달라. 나 또한 한국에도 기독교 세계관이 전파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는 10월 방한해 기독교 세계관에 대해 강의할 예정이다.”

-한국의 교회와 성도들에게 꼭 나눠주고 싶으신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지.
“우리는 예수님의 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하며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는 사람들이 돼야 한다. 기독교 세계관을 갖추고 분명한 기독교인의 삶을 살아내야한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원수를 미워하지 말고 이웃을 사랑하라. 또 하나님을 믿는 것을 멈추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자녀를 사랑하고 양육하고 제자를 양성하라. 하나님은 그의 계획을 위해 우리를 사용하신다는 사실을 명심해야한다.”

윌리엄 브라운 박사. 콜슨센터 제공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