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상청이 대지진 경보를 발령한 뒤 일부 해안 및 섬 지역 숙박 시설에서 예약 취소가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도 수십만원씩 위약금을 물고 일본 여행을 취소했다는 후기가 잇따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도카이 지방 사례를 전하면서 지진 쓰나미 우려가 있는지 묻는 전화가 미에현 시마시 리조트 ‘시마 지중해 마을’에 쇄도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일본 중남부 지역을 가리키는 도카이는 흔히 기후, 미에, 시즈오카, 아이치 등 4개현을 말한다. 이 가운데 기후를 제외한 3개현이 동해에 접해 있다.
시마 지중해 마을은 오봉(お盆·일본 추석) 연휴인 이달 10~17일 만실이었던 숙박 예약이 난카이 대지진 임시정보 발표 후 하루 만에 15건 취소됐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지진이 걱정된다” “너무 무서워서 집을 떠날 수 없다” 같은 이유였다고 한다.
같은 미에현 도바 시내 숙박 시설에서도 이달에만 20건 이상 예약 취소가 접수됐다.
아이치현 외딴섬 히카지마의 한 료칸은 향후 일주일간 잡혔던 예약 중 약 10건이 취소됐다. 여관 측은 숙박 취소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본다.
료칸 운영자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 겪는 상황”이라며 “(고객들에게) 여관은 안전한 장소에 있고 배도 정상 운항 중이라고 전하고 있지만 상황이 악화할 수도 있다”고 요미우리에 말했다.
이들 지역 관광협회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홈페이지에 쓰나미 방재 지도를 게시했다. 주민과 방문객에게는 피난 경로 등을 확인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협회는 문의가 들어오면 “해수욕장은 정상 운영 중”이라고 알리고 있지만 방문 여부는 이용객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오이타현 벳푸 등 다른 지역 휴양지도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지난 8일 지진 발생 직후 벳푸시 JR 벳푸역 인근 호텔 하쿠키쿠는 시내 피해에 대한 문의와 숙박 취소를 연달아 받았다고 한다. 진도 3의 지진이 측정된 벳푸 시내는 별다른 혼란이 없었지만 당일 5건, 전날인 10일 오후까지는 어린이나 고령자를 중심으로 15건가량 숙박 예약이 취소됐다.
또 다른 유명 온천 지역인 유후인 등은 연일 숙박객과 관광객이 붐비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마다 분위기가 다르다는 얘기다. 벳푸시와 오이타시 경계에 있는 다카사키야마 자연 동물원은 이번 주말 평소보다 약간 많은 방문객으로 붐볐다고 요미우리는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일본 여행을 계획했던 사람들이 대지진 우려에 일정을 취소했거나 취소 및 변경을 고민 중이다.
한 블로그 운영자는 지난 8일 강진 뉴스를 보고 고민 끝에 오는 12일 오사카 출국 항공권과 현지 숙박 예약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항공권만 30만~40만원씩 수수료를 물고 여행을 취소했다는 사례도 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를 비롯한 국내 여행사에는 일본 현지 투어가 가능한지 확인하는 문의가 평소보다 3~4배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