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지속가능한 목회, 무엇을 어떻게” 제1회 감독회장 합동정책발표회

입력 2024-08-09 18:56

“깨끗하고 올바른 선거로 미래가 있는 감리교회를 만들겠습니다.”(기호 1번 이광호 도봉교회 목사)

“성령과 함께 가는 감리교회가 중요합니다. 소통으로 해내겠습니다.”(기호 2번 윤보환 영광교회 목사)

“희망과 도약과 동행으로 새로운 감리교회를 만들겠습니다.”(기호 3번 김정석 광림교회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 총회 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충북 제천제일감리교회(안정균 목사)에서 제36회 총회 감독회장 후보자 제1차 합동정책발표회(사진)를 열었다. 감리교회는 물론 한국교회의 미래를 고민하는 자리였다.

감독회장 후보자들은 공통적으로 미래가 안 보인다는 후배 목회자들의 하소연을 듣고 미안한 마음이 들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후보자들은 지속가능한 목회를 위한 은급제도 개선과 미자립교회인 비전교회 지원, 투명성을 높이고 정직함을 무기로 개혁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호 1번 이광호(왼쪽 사진) 서울 도봉교회 목사가 10분간 주어지는 기조연설 첫 번째 주자로 나섰다. 이 목사는 경기도 안산에서 개척교회를 이끌던 20대 전도사 시절 손으로 쓴 주보 등을 살펴보는 모습 등을 담은 동영상을 선보였다. 이 목사는 목회자 기본 생계비 등 안정적 목회 여건 보장, 은급제도 개선을 포함한 지속가능한 목회 은퇴 기반 마련, 금권선거를 막는 등 연회 행정비용 낭비 막기, 평신도 영적 지도력 강화, 소통하는 감리교회 등에 관한 공약을 발표했다.

이 목사는 특히 교회 재산을 유지재단에 귀속하지 않고 별도 법인에 편입하는 일부 교회들의 관행에 경종을 울리겠다고 밝혔다. 손수 운전해 합동발표회장을 찾은 이 목사는 “금권선거 조직선거를 하지 않고 오직 정책으로만 승부하겠다”면서 “1만8000여 유권자께서 누가 감리교회를 바르게 이끌 후보자인지 선택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기호 2번 윤보환(가운데 사진) 인천 영광교회 목사는 자신의 인생 역정을 통해 공약을 설명하는 방식을 택했다. 발표 화면에는 “성령과 함께 갑시다. 이번에는 2번입니다”가 표시됐다. 윤 목사는 선교사로 파송 받아 해외에 있는 동안 IMF 구제금융 위기로 선교비가 끊겨 눈물로 지냈던 경험, 개척교회를 이끌며 돈이 없어 딸을 피아노학원에 보내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 딸이 새벽기도회 피아노 반주를 하고 있는 은혜, 뜻하지 않게 맡게 된 감독회장 직무대행 경험 등을 돌아봤다.

윤 목사는 이런 경험을 녹여서 선교 목회 행정 법무의 4대 분야 공약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윤 목사는 “요새 교회가 어렵다지만, 제일 어려웠던 시절은 헨리 G 아펜젤러 선교사가 제물포에 첫발을 내디딘 1885년”이라며 “배고픔과 환란과 역경 속에서 일제 강점기, 6·25전쟁, 독재시절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며 이 땅에 세운 교회를 기억하자”고 말했다.

기호 3번 김정석(오른쪽 사진) 서울 광림교회 목사는 출산율 감소와 교회학교의 침체, 교회를 향한 사회의 부정적 시각과 코로나 이후 악화된 목회 전도 선교의 어려움 등을 먼저 말했다. 그럼에도 김 목사는 “감리교의 장점인 연결주의를 통해 하나가 되고 함께 고민해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다음세대를 세우기 위한 교회학교 살리기 운동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을 반영해 감리교 역시 생명을 소중히 하고 세상에 울림을 주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한국 감리교회가 세계 감리교회를 품는 역할을 하고 대사회적 역량을 강화하는 점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특히 은급의 안정적 지급을 위한 재원 마련, 미자립교회인 비전교회를 위한 대책, 서울 광화문 감리교 본부 이전을 통한 임대료 수익 발굴, 신학교 통폐합과 일영연수원 장묘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4년 임기의 감독회장 선거는 다음 달 26일 전국 11개 연회의 2년 임기 감독 선거와 동시 진행된다. 감독회장 합동정책발표회는 다음 달 중순까지 3차례 더 진행될 예정이다.

제천=글·사진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