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에서 3관왕을 차지한 미국 체조선수 시몬 바일스가 입은 미국 대표팀 유니폼에 한글 문구가 적힌 것이 포착돼 의미와 배경을 놓고 많은 관심이 쏠렸다. 바일스가 직접 새긴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었지만, 유니폼을 제작한 나이키가 애초에 새겨 넣은 문구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베르시 경기장에서 열린 기계체조 여자 평균대 결선 경기에서는 바일스가 다른 선수들의 연기를 지켜보며 최종 순위 발표를 기다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비쳤다. 당시 그가 착용한 미국 대표팀 유니폼 옷깃에는 ‘누구든, 모두가’라는 문구가 한글로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이를 두고 스포츠 팬들은 이 문구를 바일스가 직접 유니폼에 새긴 것 아니냐며 문장의 출처나 의미를 놓고 여러 해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문구는 이번 대회 미국 대표팀 유니폼 제작을 맡은 나이키가 올림픽 정신을 담는 취지로 적어넣은 것이었다. 바일스뿐 아니라 미국 선수단 유니폼에 모두 들어간 것인데, 이 중 일부가 대회 중계 화면에 잡힌 것이다.
‘그 어떤 누구든, 모두가’라는 메시지는 한글 외에 영어 ‘any every all’, 스와힐리어 ‘yeyote sote wote’, 포르투갈어 ‘todos nos’ 등으로도 적혀 있다.
상의 옷깃뿐만 아니라 바지의 벨트에도 같은 글자가 새겨진 모습이 확인된다. 나이키가 공개한 미국 유니폼 화보를 보면 ‘누구나’라는 한글과 함께 영어로 ‘EVERY ALL’이라고 적혀 있다.
나이키는 미국 유니폼 디자인에 여러 국가의 언어를 활용한 이유에 대해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고, 스포츠를 통해 다 함께 연결되고자 하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여자 체조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바일스는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의 부진을 떨쳐내고 이번 대회에서 화려하게 복귀했다. 지난 올림픽에서 심각한 스트레스와 심적 압박에 시달려 경기 대부분을 중도 포기했던 것과 달리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단체전, 개인종합, 도마 3관왕을 차지했다. 자신의 약점으로 꼽던 마루운동에서도 은메달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그는 “몇 년 전만 해도 내가 다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며 “다시 올림픽에 나서 4개의 메달을 목에 건 스스로가 정말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천양우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