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와 총리 퇴진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방글라데시 정국을 수습하기 위한 과도정부가 출범했다.
BBC에 따르면, 노벨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유누스가 8일(현지시간) 수도 다카 대통령궁에서 과도정부 수반으로 취임했다. 15년 이상 집권해온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가 사퇴하고 인도로 망명한 지 사흘 만이다.
유누스는 마이크로크레딧(무자본 소액대출)을 기반으로 한 그라민은행을 설립하는 등 빈곤 퇴치 활동으로 200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앞서 하시나 전 총리의 퇴진을 이끈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학생들은 군부 정권에 반대하며 유누스가 과도정부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함메드 샤하부딘 대통령과 군부 등도 이에 동의하면서 빠르게 과도정부가 수립될 수 있었다.
유누스 취임과 함께 새 내각 구성원 12명도 함께 발표됐다. 내각에는 학생 시위대를 이끈 나히드 이슬람과 아시프 마흐무드 등도 포함됐다.
유누스는 취임식에서 “방글라데시는 두번째 독립을 얻었다”며 국민들을 향해 법과 질서를 회복하자고 촉구했다. 시위 희생자들을 향해서도 “그들이 나라를 보호했고 국가에 새로운 생명을 줬다”며 경의를 표했다.
과도정부는 국정 혼란을 수습하면서 차기 총선을 공정하게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차기 총선은 헌법에 따라 의회가 해산된 6일을 기점으로 90일 이내에 실시될 예정이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