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바킨 미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최근 발표되는 경제 지표에 대해 “고무적”이라고 평가하면서 “경제 상황이 안정적이어서 향후 정책 방향을 평가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시점을 놓쳐 경기 침체 우려를 확산시켰다는 ‘실기론’이 불거진 가운데 9월 금리 인하도 이미 늦었을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킨 총재는 이날 전미실물경제협회(NABE)가 개최한 온라인 행사에서 “금리를 안정적이고 신중하게 정상화할 수 있는 상황인지 아니면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상태인지를 판단할 시간적 여유가 있는 건전한 상태”라며 “향후 몇 달간 인플레이션 수치가 양호할 것이며 최근의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 확대가 계속될 것으로 낙관한다”고 밝혔다.
지난 2일 미국 노동부는 7월 일자리 성장이 급격히 둔화하면서 실업률(4.3%)이 2021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비농업 신규 고용도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이전까지 경제 지표 부진은 금리 인하 분위기가 무르익었음을 나타내는 호재로 여겨졌지만, 9월 인하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증시도 급락했다. 이는 연준에 대한 조기 금리 인하 압박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바킨 총재는 연준이 금리를 내리려면 급격한 노동 시장 냉각이 나타나거나 인플레이션 억제에 성공해야 하는데, 아직은 어느쪽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용 시장 측면에서도 상황을 좀 더 살펴볼 여유가 있으며 인플레이션 측면에서도 좀 더 진전을 확인해야 한다”며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음을 시사했다.
실제 이날 미 주간 실업수당청구건수가 1년 내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경기 침체 불안은 다소 누그러진 상태다. 바킨 총재는 “미 증시 급락도 “재앙적 이벤트는 아니다. 하락 이후에 10% 정도 오른 상태”라고 전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