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를 앞세운 대형마트의 치킨 경쟁이 재점화하고 있다. 홈플러스가 최근 ‘당당치킨’ 신메뉴를 선보인데 이어 이마트가 6000원대 치킨을 새로 내놓으면서 경쟁이 불 붙었다.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3만원대에 이르는 등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대형마트 치킨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지 주목된다.
이마트는 지난 9일 1팩에 6480원으로 저렴한 ‘어메이징 완벽치킨’을 출시했다. 기간이 정해진 행사 상품이 아니라 장바구니 물가 안정과 본업 경쟁력 강화의 취지에 맞도록 연중 내내 운영하는 상품으로 기획됐다.
맛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어메이징 완벽치킨은 피코크 비밀연구소에서 다양한 실험을 거쳐 만든 비법 파우더를 사용해 치킨 본연의 바삭한 식감과 진한 풍미를 살렸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에서 주로 쓰는 10호닭(951~1050g)보다는 조금 작은 국내산 8호닭(751~850g)을 사용했다.
이마트는 올해 사용분인 닭 원료육 100만 수 이상을 미리 확보하는 대량 매입을 통해 이같은 가격에 출시가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물량 계획, 레시피, 물류 구조, 맛 테스트 등 사전 기획 작업에만 7개월이 걸렸다.
마트 치킨은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계속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대형마트 치킨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2022년 이후 치킨류 매출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이마트 치킨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8% 신장했고 올해 1~7월 역시 같은 기간 15%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도 2022년 6월 출시해 오픈런 사태를 빚기도 했던 ‘당당치킨’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6990원에 판매 중인 ‘당당 후라이드 치킨’을 비롯해 당당치킨 시리즈 10종의 누적 판매량은 1000만팩을 넘어섰다. 지난달엔 당당치킨 출시 2주년을 기념해 1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치킨을 즐길 수 있는 신메뉴 ‘당당 허브후라이드치킨콤보’와 ‘홈플식탁 갈비왕 오븐치킨’을 내놨다.
롯데마트 치킨은 이들 업체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양이 많다. 롯데마트는 10호 냉장계육 한 마리를 튀긴 ‘큰 치킨’을 1만4990원, 9~12호 계육 한 마리 반을 튀긴 ‘뉴 한통가아아득 치킨’을 1만2990원에 각각 판매 중이다. 롯데마트 델리 치킨의 지난해 연매출은 전년 대비 20% 올랐다. 올해 1~7월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25% 신장했다.
마트 치킨은 가격이 비싼 프랜차이즈 치킨의 대안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는 매년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졌다. 일부 메뉴의 경우 배달비를 포함하면 치킨 한 마리에 3만원이 넘어서기도 한다. 가정 내 에어프라이어의 보급도 마트 치킨의 판매를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치킨이 맛이 없거나 품질이 좋지 않다는 편견은 이미 깨졌다”며 “고물가로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3만원에 이르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마트 치킨의 인기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