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3시, 경기도 연천군에 있는 한반도통일미래센터의 통일관 1층. 내부에 들어서니 통일부가 전하는 ‘탈북·남한 청년 연합캠프 참가자 여러분 환영합니다’라는 인사말이 전광판에 띄워져 있었다.
‘통일 새로운 미래의 시작’이라는 글귀가 적힌 복도를 지나 행사 장소에 도착했다. 100여 명의 참가자가 90평 남짓의 백두대강당에서 모여 ‘울산 비전교회(윤재덕 목사) 찬양팀’의 인도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부르고 있었다. 구분 없이 앉은 남한 출신의 청년과 북한 출신의 청년은 서로를 향해 손을 뻗고 축복의 찬양을 불렀다.
굿타이딩스(대표 김용덕 장로)가 주최한 ‘제2회 남북청년연합캠프’가 오늘부터 사흘간 통일부 산하 건물인 한반도통일미래센터에서 열린다. 캠프는 남북청년 72명과 스탭 32명이 모였다. 북한 출신 참가자는 탈북자대안학교인 여명학교, 남북사랑학교, 한꿈학교의 재학생과 졸업생이 모였고 남한 청년은 예향교회(백성훈 목사), 금호중앙교회(안광국 목사), 전곡중앙교회(백성국 목사), 울산 비전교회에 소속된 이들이다.
20분 동안 이어진 찬양이 끝나고 굿타이딩스 상임이사인 이기우 장로의 인도로 ‘여는 예배’가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사도신경을 읽고 찬송가 88장 ‘내 진정 사모하는’을 함께 불렀다. 강대상 위 화면에는 제3국 출신인 탈북 청년들을 위한 중국어 가사도 보였다.
말씀은 굿타이딩스 부이사장인 설용호 목사가 ‘복음을 흐르게 하라(사 61:1~3)’는 주제로 전했다. 설 목사는 “예수님께서 공생애 사역을 시작하면서 인용하신 말씀으로 주님의 사역 방향을 분명히 보여주는 부분”이라며 “복음은 가난한 자, 상처받은 자, 포로가 된 자를 위한 소식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복음이 가장 급해 전해져야 하는 땅끝은 지구상에서 공산 독재국가로 남아있는 북한”이라며 “세상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복음과 함께 북한에 전해지길 기도하자”고 했다.
예향교회에서 온 조성준(24) 씨는 “오늘 말씀처럼 남북이 하나님 안에서 하나 되고 예수그리스도 한 분만을 믿는 합심으로 통일되길 바란다”며 “축구 코치라는 진로를 준비 중인데 나중에 통일 이후 북한 친구들과 경기하며 축구로 교류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한꿈학교 졸업생인 이나영(39) 씨도 “하나님께서 통일을 위한 기도를 속히 응답해주시면 좋겠다. 고향에 병들고 굶어 죽는 사람들을 위해 함께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캠프는 통일한국의 미래세대인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강의와 프로그램들도 마련됐다, 백성훈 목사의 특강인 ‘기독청년의 identity(정체성)’과 오창우 한남제일교회 목사의 주제강의 ‘우리, 내일로’가 이어졌다. 저녁 식사 이후에는 참가자들이 서로 마음의 문을 열고 만남과 사귐을 돕기 위한 ‘공동체 훈련’의 시간을 가졌다.
한꿈학교 교목인 윤광식 목사는 “우리 학생들이 복음통일의 꿈을 꾸고 기도로 준비하는 통일한국의 거룩한 리더로 세워지길 소망한다”며 “1회 캠프의 주제처럼 2030년에는 평양에서 남북청년연합캠프가 열릴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캠프는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이 다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게 하려 하심이라(엡1:10)’는 주제 말씀을 갖고 개최됐다. 김용덕(78) 장로는 “태어난 환경과 성장배경이 다르더라도 남북청년들이 나와 너에게서 우리로, 그리고 내일을 향한 비전을 공유하길 원한다”며 “캠프를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우리 평화로운 한반도의 새 시대를 열어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밝혔다.
연천=글·사진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