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 강도권 허락도 미지수·여성 안수는 요원

입력 2024-08-08 19:48 수정 2024-08-08 19:56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 관계자들이 지난 6월 서울 강남구 예장합동 총회 회관에서 총회 본부에 전달할 입장문을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 국민일보DB

여성 안수? 혹은 강도사 허락이 성사될까. 아니면 현행 시스템 유지에 그칠까.

다음 달 23일 울산 우정교회에서 열리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109회 정기총회를 한 달 남짓 앞두고 교단 내 여성 지위 확대를 위한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단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도 남성 졸업생과 비교해 큰 차별을 받아왔던 예장합동 여성계는 ‘집단행동’까지 예고하고 나섰다. 이들은 ‘여성 사역자의 강도사 고시 응시 안건’이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주연 총신대 신학대학원 여동문회 회장은 8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지난해 108회 총회에서 여성 강도권이 통과됐다가 이틀 만에 취소돼 큰 좌절을 겪었다”며 “여전히 요지부동인 총회에 여성계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차원에서 다음 달 첫째 주부터 예장합동 총회 회관 앞 시위를 시작하고 총회가 열리는 울산 우정교회에서도 손팻말을 들고 강도권 허용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 강도권은 여성 안수로 가는 첫걸음”이라며 “남녀 차별 없이 복음전파의 사명을 감당하고 싶다”고 전했다.

반면 교계에서는 여성 안수 허락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6월 서울 강남구 예장합동 총회 회관 앞에서 진행된 여성 안수 촉구 기자회견에서 강호숙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공동대표는 “총신대 신대원에 입학한 뒤부터 출구가 없는 미로에 갇혔고 여성 안수를 주장한다는 이유로 총신대 강사직에서도 부당 해고됐다”면서 “남성 안수와 남성 목사란 말이 없듯 여성 안수와 여성 목사란 표현도 애초 불필요한 말이다. 여성 안수를 전격 허락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예장합동 여성사역자특별위원회TFT(위원장 류명렬 목사)는 이번 총회에서 여성 강도권 허락을 관철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류명렬 목사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TFT를 조직할 때 여성 안수는 불가하지만 여성 강도권과 강도사 인허와 관련된 신학이고 법적인 제반 문제를 연구하도록 허락받았다”면서 “따라서 여성 강도권 허락이 여성 안수로 이어지는 일은 없다”고 못 박았다.

부교역자 청빙이 하늘의 별 따기가 된 교단 내 현실도 여성 강도권 허락에 힘을 싣고 있다.

류 목사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수년 동안 부교역자를 청빙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여성 강도권과 강도사가 허락되면 이런 부분이 다소 개선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장창일 이현성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