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선수들께 죄송…올림픽 끝나고 말씀 드릴 것”

입력 2024-08-08 18:26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안세영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낸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이 “올림픽이 끝난 뒤 입장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안세영은 8일 인스타그램에 “저의 이야기로 많은 분들을 놀라게 해 드려 마음이 매우 무겁다”며 “특히 수많은 노력 끝에 올림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가장 죄송하다”고 적었다.

이어 “저의 발언으로 인해 축하와 영광을 마음껏 누리셔야 할 순간들이 해일처럼 모든 것을 덮어 버리게 됐다”며 “선수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또 “어제 공항까지 걸음 하셨던 기자 분들과 저의 입장을 기다리고 계신 많은 분들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저의 생각과 입장은 올림픽 경기가 끝나고 모든 선수들이 충분히 축하를 받은 후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지난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이번 대회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허빙자오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단식에서 28년 만에 나온 값진 금메달이었다.

그러나 기쁨을 만끽하는 것도 잠시, 안세영은 우승 직후 기자회견에서 작심한 듯 배드민턴협회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제 부상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한테 실망했다”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는 대표팀 훈련 방식의 비효율성, 복식 중심의 운영 방식 등을 지적했다.

협회는 10쪽짜리 입장문을 내고 즉각 반박에 나섰다. 안세영의 부상에 대해 충실하게 지원했으며, 무리한 출전 요구도 없었다는 것이다.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일각에서는 안세영이 단지 불만을 토로하는 것이 아닌, 협회의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더욱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은메달리스트인 혼성 복식의 김원호, 정나은이 안세영의 폭로로 충분한 축하를 받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안세영의 이번 입장은 일각의 이런 비판에 심적 부담감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안세영은 전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때도 파문이 커지는 상황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다. 그는 “난 싸우려는 의도가 아니다”라며 “운동에만 전념하고 싶은 마음을 호소하기 위해, 그렇게 이해해 달라는 마음으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직 배드민턴협회와 이야기를 나눈 것이 없고 소속 팀과도 상의한 것이 없다. 더 자세한 내용은 상의한 뒤 말씀드리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