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청라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피해주민에 ‘차량용 소화기’를 증정하겠다며 차량 판매에 나선 벤츠 딜러가 논란이 되고 있다. 사고 당시 불이 난 전기차가 벤츠인 상황에서, 차량이 전소된 피해주민들을 대상으로 이런 영업을 시도 한 것은 그 자체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크다.
9일 최근 전기차 화재 피해가 발생한 청라 지역 커뮤니티를 비롯한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손차량 지원 전기차 화재 지원 프로모션’ 전단이 공유됐다. 전단에는 “전기차 화재 사고로 피해를 입은 전손 처리된 피해자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벤츠 신차 구매 시 제공되는 지원 프로모션 안내드립니다”라고 적혀있다.
이 딜러가 제공하겠다고 밝힌 지원항목은 3가지다. 벤츠 구입 시 추가할인 2% 적용과 전손 차량 처분 및 취득세 7% 환급절차 안내, 그리고 출고 시 차량용 소화기 증정이다.
누리꾼들은 벤츠 전기차 화재로 피해를 본 주민들에 동일 브랜드의 차량을 판매하려는 딜러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벤츠가 불나서 차량 전소되었는데 벤츠 사라고 전단을 뿌리냐”고 했다.
특히 특전으로 제시한 ‘출고시 차량용 소화기 증정’은 피해 주민들을 놀리는 것처럼 보인다는 지적도 나왔다. 청라 주민들이 주로 활동하는 네이버 카페의 한 회원은 이 게시물에 대해 “장난감 자동차에 불난 거로 아는 거 아니냐”면서 “피해자들은 여러 가지로 힘들고 주민 간 분쟁까지 일어났는데 불난 집에 부채질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회원들도 댓글에서 “개념이 없다” “조롱하는 거냐” “욕이 나온다. 이 시국에 저 광고가 말이 되냐”고 했다.
한편 해당 전단을 제작한 딜러는 퇴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딜러가 근무하던 전시장 관계자는 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오늘부로 퇴사 처리됐다”고 말했다.
벤츠 코리아 측은 “이번 건으로 아파트 주민분들께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면서 다만 “해당 건은 벤츠 코리아에서 진행한 건이 아니고, 해당 지역이 아닌 타 지역의 판매 영업사원 개인의 판단에 따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