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찜통더위가 2주 가량 계속되면서 언제쯤 폭염의 기세가 꺾일지 관심이 쏠린다. 더위가 한풀 가신다는 절기 처서(8월 22일) 이후에 기온이 떨어질 지는 태풍 ‘마리아’ 이후 기압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오는 16일까지 기압계의 큰 변동 없이 무더위가 이어진다고 8일 예보했다. 한반도 북쪽에서 내려온 기압골의 영향으로 잠시 누그러진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오는 9일부터 다시 세를 강화하기 때문이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11~18일 기온은 아침 23~26도, 낮 30~35도로 예보됐다. 지역별로 서울은 25도에서 34도 사이, 대전과 광주 24~34도, 부산 25~31도, 대구 23~33도 수준의 기온 분포가 예상된다.
북태평양고기압은 오는 12일쯤 동해상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동풍이 불면 동해안에 위치한 지역의 기온이 1~3도 가량 내려갈 수 있다. 태백산맥 서쪽 대부분 지역의 경우 습도는 내려가겠지만, 폭염과 열대야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광복절 이후 무더위 지속 여부는 태풍에 달려있다. 8일 새벽 3시 일본 남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5호 태풍 마리아는 오는 13일쯤 소멸할 예정이다. 태풍이 국내에 직접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작다. 하지만 태풍이 한반도 기압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역대급 더위를 기록했던 2018년 8월의 경우, 19호 태풍 솔릭이 소멸한 이후 38도에 육박하던 서울의 최고기온이 이틀 만에 26도까지 내려간 전례가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이후 기압계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그때 날씨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웅희 기자 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