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타이태닉호 잔해를 탐사하는 관광 잠수정에 몸을 실었다 내파 사고로 사망한 탐험가의 유가족이 관광업체를 상대로 5000만 달러(약 69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의 타이태닉 전문가이자 해양 탐험가 폴 앙리 나졸레의 유족은 지난 6일 미국 워싱턴주 킹 카운티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사고의 원인이 잠수정 운영사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중과실에 있다고 주장했다.
나졸레는 타이태닉 인양과 유물 발굴 작업에 참여한 해양 탐사 전문가다. 그는 타이태닉 잔해가 있는 북대서양 바다를 35차례 이상 잠수한 경력이 있어 ‘미스터 타이태닉’이라는 별칭도 붙었지만, 지난해 ‘타이탄’ 잠수정 내파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나졸레 측 변호를 맡은 휴스턴 버즈비 로펌은 “나졸레와 다른 잠수정 탑승객들의 죽음은 부당하다”며 “내파 사고는 오션게이트와 스톡턴 러시 최고경영자(CEO)의 지속적인 부주의, 무모함, 과실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로펌은 또 오션게이트가 사고 이전부터 잠수정의 내구성 문제를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의도적인 은폐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이다.
당시 나졸레를 포함한 승객 5명은 잠수정 탑승 전 ‘신체적 부상이나 장애, 정신적 트라우마, 사망도 발생할 수 있으며 사고 발생 시 오션게이트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내용의 면책 서류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업체 측의 중과실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그런 면책 조항은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타이탄 사고 직후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조사에 들어갔으며 다음 달 중으로 진상 파악을 위한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타이탄은 지난해 6월 18일 스톡턴 러시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 최고경영자(CEO), 영국 억만장자 해미쉬 하딩, 파키스탄계 재벌 샤자다 다우드와 그의 아들 술레만, 나졸레를 태우고 침몰 유람선 타이태닉호로 향하다 실종됐다.
미국 해안경비대 등의 대대적인 수색 작업으로 실종 나흘 만에 잠수정 잔해가 심해에서 발견됐으며, 탑승자 5명은 전원 사망한 것으로 결론 내려졌다.
잠수정은 거센 외부 수압으로 잠수정 선체가 안쪽으로 급속히 붕괴하는 현상인 ‘내파’를 겪은 것으로 분석됐다.
천양우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