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아저씨’ 월즈 뜨자, 보수 ‘軍경력 미화’ 맹공

입력 2024-08-08 06:42 수정 2024-08-08 08:11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공화당 인사들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향한 맹공을 시작했다. ‘미 중부의 평범한 가장’, ‘쾌활한 옆집 아저씨’ 등 월즈 주지사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밈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자 네거티브 전략을 강화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월즈 부지사가 군 경력을 미화했다고 비난하는 내용의 기사 2건을 소개했다. 월즈 부지사가 이라크 파병 전 공직에 출마하려고 자신의 부대를 저버리고 전역했다는 내용이다.

미 82공수사단 출신의 보수 팟캐스트 진행자 댄 홀러웨이는 뉴스위크에 ‘부대를 버린 것은 용서할 수 없다’는 제목의 기고에서 월즈 주지사가 상사 계급이었던 2005년 자신의 부대가 이라크에 파병을 명령받자 공직에 출마하려고 제대했다고 주장했다. 홀러웨이는 “부하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 그는 선거에 출마하려고 부하들을 버렸다. 이 사람은 리더가 아니다”며 “자신의 야망을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하다가 불편해지면 버리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홀러웨이는 또 “(2020년 5월 미네소타주에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시위로 폭동이 나서 도시가 점령당하고 있을 때 월즈는 시장의 주방위군 지원 요청을 비웃었다”고 주장했다.

보수 매체 뉴욕포스트도 월즈 주지사가 2005년 이라크 배치 전 군에서 제대한 점을 언급하며 “참전 용사들은 월즈가 군 경력을 미화하고 부대를 버렸다고 비난한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 J D 밴스 상원의원은 이날 경합주 미시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집중 거론했다. 그는 “월즈가 국가로부터 이라크로 가라는 부름을 받았을 때 그는 전역했다”며 “그와 함께 복무했던 많은 사람이 이 사실에 대해 공격적으로 비판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라크 파병을 위해 부대를 준비시키고, 끝까지 (병사들을) 지키겠다고 약속한 다음, 실제로 가야 할 땐 중도 포기한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월즈를 ‘공산주의자’라고 부르며 “(부통령 지명은) 충격적이다. 그는 (진보 정치인) 버니 샌더스보다 더 좌파다. 월즈는 이 나라가 공산주의가 되기를 바라는 티켓”이라고 비판했다. 또 2020년 4월 월즈 주지사가 자신의 자택 앞에서 코로나19 격리를 해제하라는 시위가 열렸을 때 시위대가 무서워 도움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월즈 주지사는 미네소타에 더 많은 개인 보호 장비를 확보하고 코로나19 검사 역량을 늘려 팬데믹 초기에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NBC방송이 보도했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캠프와 지지자들이 월즈 주지사를 ‘탐폰 팀’이라 부르고 있다”며 월즈 주지사가 모든 공립학교 화장실에 무료 생리대를 비치하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한 것을 비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원하는 슈퍼팩 마가(MAGA)는 월즈 주지사의 ‘이상하다’(weird) 비난을 차용해 “남자 화장실에 생리대를 비축하도록 요구하는 법안과 미성년자가 성전환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하는 것보다 더 이상한 일이 있느냐”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그러나 월즈 주지사의 부통령 후보 확정에 환호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월즈 주지사가 전날 러닝메이트로 발표된 이후 틱톡에 관련 게시물이 4300만 건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SNS분석회사 크레도IQ에 따르면 69%는 진보적 콘텐츠 제작자가 만든 것이었고, 28%는 정치적 편향성이 없는 콘텐츠 제작자의 것이었다.

악시오스는 “SNS에서 월즈 주지사를 ‘모두의 중서부 아빠’로 칭송하는 밈이 넘쳐났다”며 “많은 인터넷 사용자들이 그를 ‘자신들이 바랐던 아빠’로 여겼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밴스 상원의원이 ‘자식이 없는 캣 레이디(cat ladies)’ 발언으로 젊은 유권자들로부터 분노와 조롱에 직면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고 평가했다.

해리스 캠프는 월즈 주지사 지명 이후 24시간 만에 3600만 달러(약 495억 원)를 모금했으며, 이는 선대위 가동 이후 최고 모금일 중 하나라고 발표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