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 3위로 결선 진출…“느낌 좋다. 시상대 꼭대기에서 애국가 부르겠다”

입력 2024-08-07 20:23
우상혁이 7일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높이뛰기 예선에서 2m27 2차 시기 점프에 성공한 뒤 엄지를 치켜 세우고 있다. 파리=윤웅 기자

‘스마일 점퍼’ 우상혁(28·용인시청)이 세 번째 올림픽에서 시상대를 향해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예선 공동 3위로 결선에 진출하면서 한국 육상 사상 첫 트랙&필드 메달 기대감을 높였다.

우상혁은 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서 2m27을 2차 시기 만에 넘어 공동 3위로 가뿐히 결선에 올랐다. 결선 무대는 출전 선수 31명 중 12위 이내 들어야 밟을 수 있다. 기준 기록은 2m29였으나 2m27에서 일찌감치 상위 12인이 결정되면서 예선이 종료됐다.

우상혁이 7일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높이뛰기 예선에서 2m27 2차 시기 점프에 성공한 뒤 포효하고 있다. 파리=윤웅 기자

우상혁의 라이벌들 역시 대부분 예선을 통과했다. 우승 후보인 최강자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은 2m27을 2차 시기 만에 넘어 우상혁과 함께 공동 3위를 차지했다. 해미시 커(호주)는 2m27을 1차 시기에서 성공해 예선을 2위로 통과했고,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는 2m24를 성공하며 공동 6위로 결선에 올랐다. 메달권에 있었던 주본 해리슨(미국)은 2m24를 넘지 못해 탈락한 가운데, 한 번의 실패 없이 경기를 마친 셸비 매큐언(미국)은 예선 1위로 새로운 경쟁자로 떠올랐다.

올림픽 트랙&필드 종목에서 2연속 결선에 진출한 최초의 한국 선수로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이 세 번째 올림픽인 우상혁은 2016 리우올림픽에선 2m26에 그치면서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선 2m35를 넘었으나 ‘불운의 4위’로 시상대에 서진 못했다.

다행히 이번엔 컨디션이 최고조에 올라 있다. 우상혁은 “다른 선수들과 달리 오늘 경기장의 이 보라색 트랙을 처음 밟아봤는데 밟자마자 감독님과 눈빛 교환을 했다”며 “제게 딱 잘 맞는 트랙이라 준비한 대로 의심하지 말고 뛰면 잘 될 것 같다는 얘기만 계속했다. 오늘 뛴 모든 점프가 느낌이 좋았다”고 말했다.

메달권 기록은 조심스럽게 2m33에서 2m35로 내다봤다. 그가 세운 한국 신기록은 2m36이다. 우상혁은 “이왕 하는 거 시상대 꼭대기에 올라 애국가를 한번 울려보고 싶다”며 “오늘만 조금 즐기고 파이널에선 최고 높은 데로 올라가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우상혁이 시상대에 선다면 육상 트랙&필드 종목에 사상 첫 메달을 안길 수 있다. 한국 육상은 황영조(1992 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와 이봉주(1996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 등 이제껏 마라톤에서만 메달을 수확했다. 결선 무대는 1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파리=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