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육군 병장으로 만기전역한 노원훈(23·가명)씨는 군에서 기독교 신앙을 접했다. 군종목사(군목)의 도움으로 믿음을 키워가던 그는 제대 이후 어느 교회를 다녀야 할지 막막했다. 그러던 중 전역 한달 전인 지난 6월 경기도 파주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에서 열린 기독장병 구국성회에서 다닐만한 교회를 찾았다.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이사장 김삼환 목사)가 주최한 집회 현장에서는 전국의 주요지역 교회(일명 거점교회)에서 기독장병들이 제대 후에 출석할 수 있도록 결연하는 자리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지역 거점교회와 기독장병간 결연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와 지역인구, 지역교회 등의 감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무적인 현상으로 꼽힌다. 군 선교계에서는 매년 수만명에 달하는 세례 장병이 배출되는 상황에서 지역 교회의 적극적인 ‘거점교회’ 동참을 독려하고 있다.
7일 국민일보가 군선교연합회를 통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으로 지역 거점교회와 결연한 기독장병 수는 248명으로 집계됐다. 제도 시행 첫해인 2022년은 29명, 지난해에는 48명이었다. 지난해의 5배 수준이다. 여기에다 군선교연합회와 함께 거점교회와 기독장병간 결연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한국군종목사단(단장 이석영 목사) 집계까지 포함하면 결연규모가 500명이 넘어설 것으로 군선교계는 추산하고 있다.
거점교회 결연 프로젝트는 군선교연합회가 2021년 미래 군선교 전략으로 제시한 ‘비전2030 실천운동’의 일환이다. 전역을 앞둔 군장병들을 그들의 연고 지역에 위치한 교회와 연결해줌으로써 신앙생활을 지속하도록 돕자는 취지다. 특히 축소사회 여파로 지방에서 다음세대 사역이 쪼그라들고 있는 지역교회로서는 새로운 목회 활로를 모색할 수 있는 제도로 꼽힌다.
제도 활성화의 관건은 지역 거점교회의 동참이다. 군선교연합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으로 육해공군 장병 3만576명이 진중 세례를 받았다. 이 가운데 거점교회(300곳)와 결연한 비율은 0.02%에 불과하다. 세례를 받은 군장병을 맞이할 거점교회의 동참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군 선교를 ‘복음화 황금어장’이라고 일컬으면서도 실상은 다음세대 복음화 전략으로 기대하지 않는 교회들이 대부분이라는 게 군 선교계의 진단이다.
양재준 군선교연합회 총무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하지만 이번 기독장병 구국성회 현장에서 거점교회들이 참여해 직접 결연을 맺으니 확연히 다른 열매를 봤다”면서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향후 군선교연합회는 군목단과 협의를 통해 ‘거점교회 결연’ 콘트롤타워 일원화하는 한편 ‘파송위원회’(가칭)를 꾸려 지역교회 연결 및 소개 활동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