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넥슨 집게손 신상털이’ 재수사…“각하 결정 미흡”

입력 2024-08-07 14:46
넥슨의 게임 메이플스토리 캐릭터 '엔젤릭버스터'가 등장한 홍보영상 속 집게 손.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넥슨의 게임 홍보영상에 남성 혐오적 이미지를 그린 작가로 잘못 지목된 그림작가의 신상을 무분별하게 공개하고 모욕한 누리꾼들이 다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른바 ‘집게손’ 관련 사건을 재수사하기로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일부 혐의에 대해 수사가 필요함에도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각하 결정한 것은 미흡한 결정이었음을 인정한다”며 “검찰이 (사건을) 검토 중인 관계로 경찰이 재수사할 수 있도록 검찰에 요청해 협의가 완료되는 즉시 신속하고 공정하게 재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뿌리’가 넥슨 등 여러 게임사에 납품한 홍보 영상을 두고 ‘남성 혐오 상징인 집게손 모양이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스튜디오 뿌리 직원인 그림작가 A씨가 집게손을 그린 이로 지목됐다. 그는 신상 공개와 성적 모욕 등 온라인 괴롭힘을 당했다. 정작 해당 장면을 그린 인물은 A씨가 아닌 40대 남성이었다.

A씨는 지난 6월 온라인 게시글 작성자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당시 경찰은 “극렬한 페미니스트들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표명하는 과정에서 다소 무례하고 조롱 섞인 표현을 사용한 것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불송치를 결정했다.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서 도를 넘은 인신공격에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