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부진’ 카카오게임즈, 2분기 어닝쇼크… 조혁민 CFO “사업 정리 검토”

입력 2024-08-07 12:01
카카오게임즈 제공

카카오게임즈가 신작 성과 부진과 기존작의 뚜렷한 하향세로 2분기 ‘어닝쇼크’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했다.

7일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2분기 매출액 2356억원, 영업이익 2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각각 13%, 89%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각각 4%, 77%가 하락했다. 증권가 실적 전망치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이번 실적은 신작 게임들의 기대 이하 성과와 기존 출시작의 하향 안정화, 스크린 골프 중심의 자회사 카카오VX의 적자 등이 영향을 끼쳤다.

모바일 게임 매출은 1345억으로 지난해보다 약 22%, 전분기 대비 17% 감소했다. 반면 PC·온라인 게임은 ‘배틀그라운드’ 대형 협업 업데이트 효과로 매출 163억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전분기 대비 5% 증가했다.

골프 및 스포츠 레저 통신 사업 등을 포함한 기타(비게임 부문) 매출은 84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 전분기 대비 약 22% 증가한 수치다. 세부적으론 카카오 VX 2분기 매출은 360억원, 세나테크놀로지 매출은 488억원을 기록했다.

조혁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VX 매출은 전분기보단 증가하고 있다. 3분기에도 소폭 증가를 예상하지만 이 자체로 리바운드 되는 상황으로 보고 있진 않다”면서 “핵심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업비용은 23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전분기 대비 1% 하락했다. 인건비는 520억원으로 다수의 신작 준비에 따른 증가 요인이 있었으나 인력 재배치 등 비용 절감 노선을 타며 지난해보다 3%, 전분기 대비 5% 감소했다.

마케팅비는 1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 전분기 대비로는 8% 증가했다.

조 CFO는 “지속적인 투자 여력을 확보하고자 보유 중인 다른 회사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한 교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면서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프로젝트와 글로벌 성과 확장을 위한 투자는 대내외 상황을 주시하며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초부터 ‘선택과 집중’이라는 기조하에 비핵심 사업과 프로젝트 정리를 검토해 왔다. 그동안 주요 사업이었어도 핵심 역량이나 미래 성장 동력의 기회를 모색할 수 없는 경우에는 신중한 검토와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이긴 하나 3분기부터 차례로 정리해 나갈 계획이다. 몇 분기에 걸쳐 진행될 수도 있는 만큼 흔들림 없이 기업 가치 제고를 최우선의 기준으로 하여 실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조 CFO는 비핵심 사업과 프로젝트 정리가 단순 매각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면서 “매각 자체는 검토안 중 하나일 뿐이다. 여러 가지 축소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고사직 등으로 사업을 대응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는 “근 시일 내에 실행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로노 오디세이' 공식 이미지.카카오게임즈 제공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하반기부터 자사 및 산하 개발 자회사를 통해 모바일, PC, 콘솔 등에서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공개한다.

먼저 이달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 2024’에선 자회사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를 통해 ‘로스트 아이돌론스: 위선의 마녀’ ‘섹션13’ ‘갓 세이브 버밍엄’ 등 콘솔 플랫폼 기반의 인디 게임 3종을 선보인다.

또한 오는 14일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스톰게이트’의 국내 이용자 대상 스팀 앞서 해보기(얼리 액세스) 서비스를 시작한다. 최근 스팀 동시 접속자 수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한 핵앤슬래시 게임 ‘패스 오브 엑자일’의 후속작인 ‘패스 오브 엑자일2’도 4분기 국내 시장에 앞서 해보기 형태로 공개한다.

내년부터는 순차적으로 ‘크로노 오디세이’, ‘아키에이지2’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검술명가 막내아들(가제)’ 등의 출시를 가시화하며 수익 창출에 나선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크로노 오디세이는 내년 1분기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한 뒤 같은 해 8월 게임스컴에 출품할 계획”이라면서 “게임스컴에서 만들어진 시장 기대감을 극대화해 내년 하반기쯤 정식 출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또한 “아케에이지2는 내년 게임스컴에 출품을 기점으로 글로벌 유저들에게 최초 게임 플레이를 공개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이후 곧바로 하반기 CBT를 진행한 뒤 이르면 내년 말, 2026년도 초 출시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핵앤슬래시 장르의 절대 강자였던 ‘디아블로’ 또한 시장의 요구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한 상태라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최근 패스 오브 엑자일의 신규 시즌 업데이트를 통해 역대 스팀 최다 동시 접속자 수를 갱신했었다. 이런 기대감이 패스 오브 엑자일2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기대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자사의 지속 성장과 글로벌 사업 다각화를 위해 모멘텀을 확보해가는 단계다. 하반기 비용 효율화 및 재무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면서 “특히 게임사업에 기반을 둬 인디 게임부터 대작에 이르기까지 웰메이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