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이슬람국가에 울려퍼진 복음송…무슬림의 화답 ‘아멘’

입력 2024-08-06 15:38
지난달 28일 부산 호산나교회 단기선교팀이 인도네시아 마까사르 끼바잇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뒤 현지 교인들과 함께 단체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약 1만7508개 섬으로 구성된 세계 최대 섬나라이며 다양한 문화, 언어, 민족이 공존하는 다채로운 나라다. 1945년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해 1950년 인도네시아 공화국이 출범했다. 인구는 2억7900만으로 세계 4위며 인구의 87%가 무슬림으로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다.

부산 호산나교회(유진소 목사) 단기선교팀은 지난달 26일부터 인도네시아 마까사르(Makassar)에 있는 신학교와 고아원 그리고 현지 무슬림인에게 한국문화를 알리는 사역을 펼쳤다. 마카사르는 인도네시아 남술라웨시주(South Sulawesi)의 수도며 가장 큰 도시다. 인도네시아의 중요한 항구도시로 무역과 해양활동의 중심지다.

선교팀은 26일 부산을 출발해 상하이-자카르타-마카사르까지 24시간을 이동하는 강행군으로 파김치가 돼 현지에 도착했다. 피로와 더위가 선교팀을 덮쳤지만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서로를 의지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계획된 일정을 소화했다. 고아원과 신학교에서 댄스와 태권도, 무언극, 고전무용 등 복음과 연결된 한국문화와 음식을 제공하고 선물을 나눠줬다.

선교팀은 첫날 새벽 4시 알라신을 찾고 부르짖는 기도소리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 매일매일 하루 5번 정해진 시간에 공습경보 같은 사이렌 방송을 하는데 그 소리가 얼마나 큰지 옆 사람과 대화조차 되지 않았다. 일행들에게 이 소리는 마치 전쟁터의 폭탄소리처럼 마음과 귀를 불편하게 했다. 높이 매달린 큰 확성기가 신학교를 향해 있어 더욱 힘들었다. 세계에서 이슬람 인구가 가장 많은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에는 신학교가 500여개 있다고 한다. 선교팀은 가끔 교회가 보일 때마다 감사하고 반가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마까사르에는 100년의 역사를 가진 제프리신학교가 있다. 호산나교회에서 파송한 금대현 선교사는 이 학교 교수로서 제자발굴과 양육에 매진하고 있다. 20년 넘게 선교사로서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금 선교사가 배출한 제자들은 인도네시아 여러 곳에서 성공적인 목회를 하고 있다. 그는 현지에서 ‘신앙의 아버지’로 불릴 만큼 인지도와 명성이 높다.

호산나교회 김성규(왼쪽) 목사가 지난달 28일 인도네시아 제프리신학교에서 ‘남자답게 강하게 신자답게 삽시다’(신31:1-8)란 제목으로 설교하고 있다. 금대현(오른쪽) 선교사가 현지인과 신학생들에게 통역하고 있다.

선교팀은 지난달 28일 끼바잇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드렸다. 이 교회 헤르만 담임목사도 금 선교사의 제자다. 끼바잇교회는 신앙생활을 통한 영적 성장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호산나교회 김성규 목사는 ‘복음을 전할 때 교회가 강해집니다’(고전1:18)란 주제로 말씀을 선포했다. 김 목사는 “인도네시아 교회가 더욱 성장하고 이웃나라에 선교하는 강한 교회가 세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금 선교사가 옆에서 동시통역으로 현지인과 선교팀 모두가 “아멘”으로 은혜의 말씀에 화답했다.

선교팀은 한복으로 갈아입고 ‘예수님이 좋은걸’이란 복음송으로 한국 전통춤을 선보여 갈채를 받았다. 공연이 마친 뒤에도 한복의 인기는 최고였다. 현지인들의 사진촬영 요청이 줄을 이었다.

부산 호산나교회 단기선교팀이 지난달 30일 인도네시아 마까사르 현지인(이슬람교인들)에게 ‘예수님이 좋은걸’이란 복음송으로 한국 전통무용을 선보이고 있다.

현지인들과 함께 주일예배를 드린 선교팀은 끼바잇교회 인근에 위치한 사랑의고아원을 방문했다.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아이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눈망울이 순수하고 맑아보였다. 한국에서 선교팀이 방문한다는 소리에 아이들은 단체찬양과 율동을 준비해 선교팀에게 선사했다. 모두가 부둥켜안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위로하며 감사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들에게 언어의 장벽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서로가 서로에게 고스란히 스며들었다. 아이들에게 한국 음식 잡채를 만들어 줬는데 모두가 서너 번씩 받아가며 서툰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를 연신 내뱉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부산 호산나교회 단기선교팀이 지난달 30일 인도네시아 마까사르 현지인(이슬람교인들)에게 ‘아싸 참말이여’란 복음송으로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28일 주일 저녁에는 제프리신학교에서 신학생들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젊은 신학생들의 찬양과 율동은 한국 교회의 찬양대와 똑같이 열정이 넘쳤다. 로비 팡가라 교장은 “호산나교회 선교팀이 우리 신학교를 방문해줘 감사하다.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김 목사는 ‘남자답게 강하게 신자답게 삽시다’(신31:1-8)란 제목으로 설교를 했다. 김 목사는 신학생들을 향해 “인도네시아 교회를 이끌어갈 여러분 남자답게 강하십시오. 신자답게 살아가십시오. 우리는 영생의 축복을 받았고 하나님께서 반드시 상 주실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부산 호산나교회 단기선교팀이 마까사르 '사랑의고아원'을 방문해 한국 무용, k-pop, 태권도, 마술 등을 선보인 뒤 아이들과 함께 단체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선교팀에는 초등학생 5명이 있었다. 이 아이들은 케이팝(k-pop)과 무언극으로 고아원 아이들에게 기쁨을 줬고 신학생들에게는 한국 문화를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10세부터 73세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된 이 팀은 텐션이 하늘을 찌를 정도로 높아 현지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금 선교사는 “이번 선교를 통해 현지 주민들과 깊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었고 많은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 기뻤다. 이번처럼 다양하고 많은 준비를 한 팀은 없었다. 한국 교회가 이처럼 선교를 통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많이 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마까사르(인도네시아)=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