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 ‘도핑 논란’도 협회 실수 때문…안세영 저격에 재조명

입력 2024-08-06 14:57 수정 2024-08-06 14:59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배드민턴 선수 이용대. 뉴시스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이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불만을 토로한 가운데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용대가 협회의 행정 실수로 도핑 파문에 휩싸였던 일이 재조명되고 있다.

안세영은 지난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허빙자오(중국)를 2대 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협회가 (선수들의) 모든 것을 다 막고 있다”며 “내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많이 실망했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또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하고 계속 가기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이번에 (배드민턴에서) 금메달이 1개밖에 안 나온 이유에 대해 더 생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5일(현지시간)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이 시상식에서 기뻐하고 있다. 파리=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한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이용대가 2014년 도핑테스트 고의 회피 의혹으로 세계배드민턴연맹(BWF)으로부터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일도 재조명됐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불시에 선수들을 찾아 도핑테스트를 실시한다. 3회 이상 불시 검사에 불응하거나 선수의 위치가 파악되지 않아 검사할 수 없을 경우 징계를 받는다.

당시 이용대는 세 차례 불시검사에서 한 번도 도핑테스트를 받지 않아 고의 회피 의혹에 휩싸였다. 협회는 2013년 3월 이용대의 위치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같은 해 9월 세계연맹이 정한 보고 시한을 넘겼다. 마지막 기회였던 같은 해 11월에는 이용대가 전주에서 경기 중이었는데도 협회가 선수촌에 있다고 보고해 ‘도핑 불응’ 판정이 나왔다.

이용대는 이에 자격정지 1년 처분을 받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했다. 협회는 3진 아웃 제도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며 실수를 인정했고, 스포츠중재재판소에 “행정 착오로 인한 것”이라고 항소하며 징계 취소 처분을 받아냈다.

이용대가 과거 협회로부터 혹사당했다는 의혹도 다시 조명됐다. 이용대는 2010년 말레이시아오픈 남자복식 32강에서 부상으로 탈락했다. 이후 이용대가 1년 동안 한 달 평균 2개 대회에 출전하는 등 무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공분이 일었다.

지난 1일 유튜브 채널 '이대호'에 출연한 이용대. 유튜브 캡처

이용대가 복식 선수로 활동하게 된 이유도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용대는 지난 1일 유튜브 채널 ‘이대호’에 출연해 “금메달을 따고 싶어서 복식을 하게 됐다”며 “제가 어릴 땐 우리나라에서 배드민턴이 복식으로 다 금메달을 땄고 단식으로 메달을 딴 사람은 없었다. 제가 단식도 잘했는데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생각에 복식으로 출전했다”고 말했다.

이는 안세영이 “단식과 복식은 엄연히 다른데 (단식만 뛴다고) 선수 자격을 박탈하면 안 된다”고 지적한 점과 함께 언급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올림픽 때마다 항상 나오는 지적인데 달라지는 게 없다” “협회가 하는 일이 뭐냐” 등의 댓글을 달았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