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16강 경기에서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관중의 박수갈채를 받은 한 선수가 있다. 한쪽 팔 만으로 올림픽 도전에 성공한 브라질의 브루나 알렉산드르(29)다.
5일(현지시간)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탁구 여자 단체전 16강전에서는 한국과 브라질이 맞붙어 한국이 3-1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는 오른팔이 없는 ‘한 팔 탁구 선수’ 알렉산드르가 출전했다. 그는 1경기 복식과 4경기 단식에 출전해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를 장식했다.
한쪽 팔이 없음에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준 알렉산드르는 비록 한국 선수들을 상대로 한 점도 따내지 못했지만, 그 빛나는 도전만으로 관중에게 큰 감동을 줬다.
알렉산드르는 생후 3개월 때 백신 부작용으로 혈전증을 앓아 오른팔 절단 수술을 받았다.
오빠를 따라 7살에 탁구를 시작한 그는 10살 때부터 본격적인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한쪽 팔이 없는 상태에선 가장 기본 동작인 서브조차 넣기 어렵지만, 알렉산드르는 꾸준히 균형감각을 길러 자신만의 탁구 스타일을 완성해냈다.
알렉산드르의 노력은 2014년 베이징 세계 장애인 탁구선수권을 시작으로 빛을 보기 시작했다. 그는 이 대회 단식과 단체전 경기에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했고 2017년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대회 단체전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패럴림픽에서도 큰 활약을 보였다. 2016년 자국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여자 단식과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거머쥐었고 2020년 도쿄 패럴림픽에서는 단식 은메달을 따냈다.
그리고 이번 파리에선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모두 출전하는데 성공했다. 브라질 선수 중 최초다. 세계적으로도 패럴림픽과 올림픽 모두 출전한 선수는 폴란드 ‘한 팔 탁구 레전드’ 나탈리아 파르티카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16강전이 끝난 뒤 이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팔이 하나밖에 없어도, 다리가 하나밖에 없어도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며 “탁구를 시작한 지 22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올림픽 무대에 섰다. 여러분도 절대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올림픽 첫 출전 소감을 밝혔다.
알렉산드르의 빛나는 도전은 계속된다. 그는 올림픽 이후 펼쳐지는 패럴림픽 경기에서 금빛 사냥에 나설 예정이다.
김민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