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경기도 화성 예수향남기독학교(교장 구본주) 4학년 지혜반에 들어가자 삼삼오오 모인 아이들이 미디어의 긍·부정적 측면을 적은 쪽지를 하얀 칠판에 붙이고 있었다. 빼곡히 붙어 있는 칠판에는 미디어의 나쁜 점 ‘중독된다’, ‘눈·머리가 나빠진다’ 등이 있었고 좋은 점 ‘모르는 것을 알 수 있다’, ‘편리하다’ 등이 적혀 있었다. 이 활동을 통해 미디어의 양면성을 알게 된 아이들은 자신만의 구체적인 미디어 계획서를 작성하며 능동적으로 절제를 약속하고 ‘비석치기’ 활동을 통해 잘못된 미디어 사용법을 넘어뜨렸다.
예수향남기독학교의 ‘성경적 세계관 미디어리터러시’ 캠프 모습이다. 이 캠프는 카도쉬아카데미(공동대표 이재욱·최경화)와 함께 이날부터 7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이번 캠프는 아이들에게 올바른 성경적 세계관으로 미디어를 해석하는 방법과 이에 대한 분별 절제하는 방법을 교육한다. 이세훈(10)군은 “미디어에 대해 알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캠프를 신청했다”며 “이전에는 미디어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활동을 하며 미디어 절제 중요성을 알게 되는 게 재밌다. 친구들이 나보다 미디어를 적게 본다는 사실을 알게 돼 앞으로 미디어를 절제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현영 카도쉬아카데미 서울·경기 지부장은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은 미디어가 주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읽고 해석하는 능력을 길러 내는 것”이라며 “그 이후 성격적 기준에 맞춰 옳고 그름을 걸러내는 관점을 익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부장은 “아이들은 미디어 속에 특정 개인의 세계관이 담겨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가르칠 필요가 있다”며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통해 가치관이 형성된다는 것을 아이들이 알게 되면 자신이 성경적 세계관의 전달자로서 역할할 수 있게 된다는 것도 동시에 배운다”고 밝혔다.
캠프 참가자들은 ‘벽과 벽 사이’ 활동을 통해 정보가 전달자를 지나면서 왜곡되고 변형된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꼈다. 벽과 벽 사이 활동은 첫 번째 주자가 본 단어를 다음 주자들이 차례로 따라 그려 마지막 주자가 처음 나온 단어를 맞추는 게임이다. 이 활동에 참여한 윤신영(12)군은 “그림이 사람을 거쳐오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것처럼 미디어도 전달하는 사람에 의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윤군은 “항상 미디어를 절제하는 것이 어려웠는데 미디어 특성을 알게 돼 미디어 절제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구본주 예수향남기독학교 교장은 “코로나19를 겪으며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비대면 수업이 많아지면서 아이들이 급속도로 미디어에 노출되는 시간이 증가했다”며 “미디어에 끊임없이 노출되는 시대에 아직 분별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재밌으면 무엇이든지 받아들인다”고 지적했다. 구 교장은 “처음으로 카도쉬아카데미와 협력해 성경적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을 진행했다”며 “짧은 순간에도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봤다. 장기적으로 아이들에게 미디어에 대한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화성=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