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의 선견지명?…이미 주식 팔고 현금 확보했다

입력 2024-08-05 17:15
미국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를 이끄는 워런 버핏. AP연합뉴스

미국 경기침체 우려 확산으로 세계 증시 전반이 급락하는 가운데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93)이 지난 분기 보유 자산 중 주식을 대거 처분하고 현금 비율을 역대 최대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버핏이 이끄는 미국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 3일(현지시간) 발표한 실적을 보면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100억 달러에서 올해 116억 달러로 증가했다. 버크셔가 보유한 현금 보유액은 올해 1분기 말 1890억 달러(약 257조원)에서 2분기 말 2769억 달러(약 377조원)로 늘어났다. 버크셔 창사 이래 최대 규모 현금 보유량이다.

버크셔는 실적 발표에서 지난 분기에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했다고 공개했다. 특히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던 애플 주식을 절반가량 덜어냈다. 버크셔는 지난 6월 말 기준 애플 주식 842억 달러(약 115조원)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 달 전인 3월 말 대비 38% 줄어든 수준이었다. 2분기 애플 주가가 23%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버크셔는 보유했던 애플 주식 가운데 49% 이상을 처분한 셈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버크셔는 애플 다음으로 많이 보유했던 뱅크오브아메리카 주식도 지난달 12일 연속 매각해 38억 달러(약 5조원)가량 처분했다. 이번 매각은 올 상반기 애플 주가가 23% 상승하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30차례 넘게 신고점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미국 주식시장 상승이 이어지는 동안 이뤄졌다.

이런 결정은 버핏이 현재 주가가 기업의 실제 가치보다 과열되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상반기에만 20% 넘게 올랐던 미국 증시의 향후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미국발 경제침체 분위기가 확산하며 세계 증시 전반이 급락하고 있다. 5일 코스피는 8% 넘게 폭락하면서 종가 기준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장중 12% 내리며 일본 증시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최다희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