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중국 방문을 계기로 ‘베세토(BeSeTo, 베이징·서울·도쿄)’ 세 도시의 우호 협력 관계를 본격화하는 게 어떠냐는 취지의 제안을 (베이징시장에게) 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동행 기자 간담회를 열고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제안을 한 것”이라며 “(윤석열정부 들어) 일본과의 관계는 아주 잘 복원됐고 중국도 ‘전랑(늑대전사) 외교’에서 탈피해 최근 해빙 무드”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나라와 나라 간의 관계는 늘 부침이 있다”며 “(국가) 정부 간의 관계가 잘 안 풀릴 때 지방자치단체장 입장에서 꾸준히 튼튼한 (관계의) 뿌리가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중국이나 일본의 젊은이들은 한류에 대해서 굉장히 호감을 갖고 애정까지 느끼는 단계인 것은 분명하다”며 “민중들 사이에선 애증이 교차하면서도 화해 협력의 분위기가 나는데, 정부가 쫓아가지 못하는 지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자체 차원에서는 그런 벽을 먼저 깰 수 있겠다는 관점에서 지난해 도쿄를 방문한데 이어 이번 베이징 방문을 결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과 베이징, 도쿄는 1990년대부터 이들 도시의 영문명에서 따온 베세토라는 약칭으로 불리며 활발히 교류했었다. 그러나 한·중·일 관계가 2010년대 들어 악화되면서 세 도시의 시장회의는 중단됐다. 오 시장의 발언은 내년 베세토 30주년을 앞두고 관계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오 시장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체제와 당정 관계에 대해 “당정 관계는 2인3각 관계이고, 호흡이 잘 맞지 않아 넘어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께 갈 수밖에 없다”며 “2인3각 관계의 첫걸음이 이번 ‘윤·한 독대’로부터 시작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런 의미에서 매우 바람직한 만남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당정 관계가 이렇게 처음에 순항하기 시작한 것처럼 계속해서 순항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 소속 시도지사들이 당 최고위원 회의에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서는 “어떤 의도에서 최고위에 참석한다고 하는지에 대해 저는 아는 바가 없다”면서도 “(한 대표) 견제라는 기사가 나오지만, 그런 취지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자체는 (당정과 협의하고자 하는) 갈증이 높다. 그런 취지가 아니었나 짐작한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해외 출장을 떠나 지난달 25일 소집된 시도지사협의회에 불참했다.
베이징=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