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누우세요. 마사지팩 해드릴게요” 3년째 여름마다 이 동네 찾아가는 성도들

입력 2024-08-05 14:24
서울 서현교회(이상화 목사) 중고등부 성도가 지난 1일 경북 안동의 마을회관에서 어르신 얼굴에 마사지팩을 붙여드린 뒤 손마사지를 해드리고 있다. 서현교회 제공

복음화율이 6%대에 불과한 경북 안동의 농어촌 지역을 3년째 찾는 이들이 있다. 매년 여름이면 전국 각 지역의 교회들과 협력해 초교파적으로 선교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서울 마포구 서현교회(이상화 목사) 성도들이다.

이 교회 성도 100여명은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일까지 3박 4일 간 안동의 교회 열두 곳을 찾아 지역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선교활동을 펼쳤다. 가장 먼저 진행한 사역은 자체적으로 성경학교를 진행하기 힘든 교회들을 모아 연합 여름성경학교를 연 것이다.
지역 교회 연합으로 진행된 여름성경학교 모습. 서현교회 제공

서현교회가 속한 교단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장 오정호 목사)이지만 지역 선교의 영역은 교단의 경계를 넘어섰다. 같은 교단 소속 교회들과 연합해 성경학교를 진행한 것은 물론 예장 통합 교단 소속의 7개 교회(새노래교회 안동광성교회 혜성교회 도청우리교회 송천교회 위동교회 구담교회)와 한 데 모여 성경학교를 열었다.

교회 자체적으로 준비한 ‘전문인 봉사팀’도 빛을 발했다. 팀원들은 오랫동안 방치돼 보수가 절실했던 도진교회(백남훈 목사)와 의성시민교회(김태호 목사)를 찾아 교회 담장을 고치고 외벽 도색 작업(사진)을 진행하며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김태호 목사는 “지방으로는 전문 인력들이 내려오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작은 부분조차 수리가 어려운데 서현교회의 도움으로 성도들은 물론 주민들도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고 전했다.

성도들은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6주 동안 관계전도학교에 참여하며 준비에 나섰다. 보다 살갑게 동네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마을회관에서 삼계탕을 대접하고, 중고등부 학생들이 장기자랑과 마사지를 준비해 손자, 손녀와 같이 어르신들을 섬길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준비 덕분이다.

이와 함께 미용봉사, 교정운동지도, 장수사진 촬영 등을 통해 지역 주민들을 섬기며 교회와 지역을 하나로 연결했다.

경북도청 인근 공원과 산책로에서는 안동지역 청년연합 찬양팀과 함께 버스킹 사역(사진)도 펼쳐졌다. 김성태 새노래교회 목사는 “소극적이었던 청년들이 이번 기회에 선교팀과 함께 버스킹을 하면서 선교에 대한 용기를 얻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서현교회 전도 담당 최지훈 목사는 “교단을 뛰어넘은 성도들이 한마음으로 주님의 손과 발이 되어 사랑을 흘려보낸 수고가 복음화율 6%에 머물고 있는 경북 안동지역에 새로운 부흥의 단초를 마련할 발화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화 목사는 “지역 교회들과 협력해 선교 활동 펼치는 사역은 복음화율이 낮은 곳을 찾아 복음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한 것”이라며 “안동지역의 다음세대를 위한 사역과 지역 복음화를 위한 전도, 섬김 사역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