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트럼프 공화당원, 해리스 지지 선거운동

입력 2024-08-05 05:34 수정 2024-08-05 05:53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반대하는 공화당 인사들을 규합하는 대선 캠페인을 진행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실망한 온건파 공화당 유권자와 무당파 유권자를 끌어오기 위한 목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극렬 지지층인 마가(MAGA)에 갇혀 외연 확장을 못하고 있는 점을 노린 전략이다.

해리스 선거캠프는 4일(현지시간) ‘해리스를 지지하는 공화당원’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해리스 캠프는 “유명 공화당 인사들의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캠페인 속의 캠페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리스 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위험성을 직접 보고 느낀 공화당원 인사들이 동료 공화당원들을 설득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접근법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해리스를 지지하는 공화당원 캠페인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보복당하거나 위협당한 인사들이 대거 포진했다.

공화당 유권자 공략 총괄은 미 하원의 1월 6일 의회폭동 진상조사특위에 참여했던 애덤 킨징어 전 공화당 하원의원 보좌관 오스틴 웨더퍼드가 맡았다. 웨더퍼드는 “극단주의는 도널드 트럼프의 당이 더는 자신의 가치를 대변한다고 믿지 않는 수백만 명의 공화당원들에게 유독하다”며 “당보다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우선하고 모든 미국인의 자유를 보호할 대통령을 선택할 자격이 있다고 믿는 동료 공화당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초과 근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화당원 설득 캠페인에는 킨징어 전 의원과 덴버 리글먼, 조 월시, 수전 몰리나리 등 전직 하원의원 16명도 포함됐다. 킨징어 전 의원은 “자랑스러운 보수주의자로서 민주당 후보를 대통령으로 지지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트럼프가 백악관에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도록 하리라는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리글먼 의원도 “1월 6일 (의회폭동 때) 도널드 트럼프라는 한 사람 때문에 민주주의를 잃을 뻔한 것을 보고 가슴이 아팠고, 공포에 질렸다. 나는 트럼프의 권력, 복수, 보복에 대한 갈증이 그의 진짜 동기라는 것을 제 눈으로 직접 봤다”며 “그가 우리나라를 파괴하려고 하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출신인 스테퍼니 그리셤 전 백악관 대변인, 올리비아 트루아 전 부통령 수석보좌관도 해리스 지지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셤 전 대변인은 “난 해리스 부통령과 모든 것에 동의한 건 아니지만, 그녀가 우리 자유를 위해 싸우고 민주주의를 수호하며 세계무대에서 명예와 품위를 지키며 미국을 대변할 것을 안다”고 말했다.

공화당 인사이지만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장관과 교통장관을 각각 지낸 척 헤이글과 레이 라후드도 해리스 부통령을 돕기로 했다. 짐 에드거 전 일리노이 주지사, 빌 웰드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크리스틴 토드 휘트먼 전 뉴저지 주지사도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들 인사와 함께 이번 주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에서 유세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외면한 유권자들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의 지지 선언을 받아냈지만, 그녀를 지지했던 유권자에게 다가서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했던 공화당 유권자 63%는 트럼프 전 대통령 대신 달라진 후보에게 투표하거나 아예 선거를 거르겠다고 답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AP통신은 “트럼프는 전날 경합주 조지아 유세에서 대선 전복 시도를 거부한 공화당 소속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를 비난했다”며 “트럼프는 온건 성향의 공화당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거의 노력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