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 사업에서 올해 상반기 상반된 성적을 냈다. 줄어든 영업이익을 끌어올리는 게 과제로 부상했다. 구독 서비스 출시와 프리미엄 TV 성적이 하반기 성적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영상디스플레이(VD)와 생활가전(DA) 사업에서 매출 27조9000억원, 영업이익 1조200억원을 냈다. 2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0.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4% 감소했다. LG전자는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와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에서 매출 24조5606억원, 영업이익 1조8639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도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9% 줄었지만 삼성전자보다는 감소 폭이 작았다.
상반기 성적을 보면 삼성전자는 LG전자보다 매출에서는 앞섰지만, 영업이익에서 뒤졌다. 양사 가전의 사업 영역이 다른 점을 고려하면 일대일 비교는 어렵지만, 삼성전자의 매출이 큰 성과를 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삼성전자 VD 사업부는 가정용 TV 외에도 사이니지, 상업용 TV 등을 포함하고 있다. 한편 LG전자는 사이니지, 상업용 TV, 모니터 등을 HE사업본부가 아닌 BS(비즈니스솔루션) 사업본부에 두고 있다.
구독 사업에서 LG전자가 성과를 내고 있는 점은 양사 격차를 벌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김이권 LG전자 H&A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지난달 25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한국 시장에서 대형 가전 구독 사업 확대로 구독 매출 비중은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영업이익률은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며 “구독 사업 매출은 지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하반기 구독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음. 지난 4월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새로운 경험, 세척 솔루션 등 고객 혜택에 맞춰 좀 더 발전된 구독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TV 매출이 회복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는 TV 시장에서 계절적 비수기지만 올해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영향으로 시장 수요가 전년 대비 소폭 성장했다”며 “하반기 TV 시장은 성수기 진입 및 TV 대형화 트렌드 지속에 따라 수요의 회복세가 지속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반기 양사가 AI 가전을 두고 벌이는 주도권 다툼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비스포크 AI 신제품 글로벌 판매 확대를 추진해 AI 가전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시스템에어컨과 빌트인 등 B2B 매출 확대를 바탕으로 사업 구조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LG전자 역시 냉난방 공조, 빌트인 등 B2B 사업 확대를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최근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Athom) 인수를 마무리한 만큼 가전 사업의 시너지 창출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