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야 한다는 생각 말곤 아무 생각 없었어요.”
한국 유도의 간판이자 대표팀의 맏형인 안바울은 4일 유도 단체전 동메달을 딴 후 국민일보에 이렇게 말했다. ‘마지막 전광판에 73㎏이 표시되고 매트에 오르게 됐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하는 물음에 대한 답변이었다.
그는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 드 마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유도 혼성단체 동메달 결정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3-3 상황에 매트 위에 올랐다. 메달 색이 결정되는 중요한 일전이었다. 혼성단체전은 3-3 동점이 되면 추첨을 통해 골든스코어 방식의 마지막 대결 체급을 고르는데, 추첨 결과 남자 73㎏급이 선택됐다.
안바울에게 매우 불리한 상황이었다. 체력적 부담이 컸다. 그는 준결승에서 12분37초 동안 겨뤘고, 동메달 결정전서도 9분38초간 혈투를 벌였다. 체급 차도 있었다. 상대는 66㎏급인 안바울보다 한 체급 위인 73㎏급 이고르 반드케였다.
하지만 안바울은 자신보다 체격이 큰 반드케를 상대로 업어치기를 시도하는 등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다. 공격을 막아내기 바쁘던 반드케가 지도 3개째를 받으면서 반칙승을 거뒀다. 안바울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고, 동료들은 매트로 달려와 그를 끌어안았다.
안바울의 승리로 유도 대표팀은 유도 혼성 단체전 사상 첫 메달을 획득하게 됐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은메달,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을 딴 안바울은 한국 유도 최초의 3회 연속 메달리스트가 됐다. 안바울은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앞으로도 선수로 좋은 소식 들려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