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도가 메달 4개를 따내며 개인전 메달 레이스를 마쳤다. 최중량급 남녀 간판선수들이 연달아 시상대에 서며 수십 년째 이어지던 암흑기를 끊어냈다.
김민종은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유도 남자 100㎏ 이상급 결승전에서 프랑스 테디 리네르(35)에게 허리후리기로 한판 패해 은메달을 따냈다. 앞서 여자부 김하윤 역시 78kg 이상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튀르키예의 카이라 오즈데미르에 한판승하면서 동메달을 따냈다.
두 선수 모두 값진 메달을 안겼다. 김민종이 따낸 은메달은 한국 유도 최중량급 선수로는 최고 성적이다. 한국 남자 유도는 역대 올림픽 최중량급에서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와 1988년 서울 대회의 조용철이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여자부 최중량급 역시 2000년 시드니올림픽 김선영 이후 24년 만의 동메달을 추가했다.
대회 전부터 유력 금메달 후보로 꼽혔던 김민종으로선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김민종은 지난 5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중량급 39년 만의 우승으로 세계 랭킹 1위를 꿰차며 기대감을 모은 바 있다. 상대 리네르가 순위 6계단이 낮았으나 경기 운영 면에선 김민종보다 앞섰다.
경기 후 김민종은 “상대 선수가 저를 잘 파악하고 나온 것 같다. 제가 연구를 부족하게 했다고 생각한다”며 “워낙 기술이 좋은 선수인데 제가 미숙해서 방어를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지만 하늘을 감동시키엔 모자랐다”며 “이번 패배가 오히려 LA 올림픽까지 가는 앞으로의 4년에는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유도는 이번 대회 개인전을 은메달 2개(남자 100㎏ 이상급 김민종·여자 57㎏급 허미미), 동메달 2개(남자 81㎏급 이준환·여자 78㎏ 이상급 김하윤)로 마쳤다. 대표팀은 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혼성 단체전에서 마지막 메달을 노린다.
파리=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