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물가 상승을 압박해 기준금리 인하를 가로막았던 고용시장 과열이 빠르게 식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9월 금리 인하론은 더 힘을 받게 됐다. 다만 고용시장 냉각은 경기침체의 신호로도 해석돼 자산시장을 하방 압박했다.
미 노동통계국은 7월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1만4000명 증가했다고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최근 12개월 평균 증가 폭인 21만5000명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갔고, 미 금융정보기업 다우존스에서 수집된 전문가 전망치인 18만5000명을 크게 밑돌았다.
7월 실업률은 4.3%로 지난달(4.1%) 대비 0.2%포인트 증가했고, 전문가 전망치인 4.1%를 웃돌았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1년 10월(4.5%)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다.
미국의 7월 일자리 증가세 둔화와 실업률 상승은 고용시장의 냉각을 보여준 지표로써 연준의 금리 인하 요건을 충족하는 과정으로 평가된다.
연준이 2022년 3월부터 시작해 현행 5.25~5.50%까지 끌어올린 기준금리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년 6개월 만에 내릴지 주목된다. 다음 FOMC 회의는 9월 17~18일로 예정돼 있다.
미국 연방기금 선물시장의 기대치를 나타내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기준금리 전망에서 다음 FOMC 회의의 금리 인하 전망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11시30분 현재 100%를 가리키고 있다. 0.5%포인트 인하에 대한 기대가 67.5%로 0.25%포인트 인하 전망의 32.5%보다 많았다.
다만 고용 둔화와 급속한 금리 인하는 경기침체의 신호로 해석돼 자산시장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실제로 7월 비농업 일자리와 실업률을 확인한 뉴욕증시는 하루 전의 하락세를 이날 장 초반까지 이어갔다.
뉴욕증시 개장 1시간 뒤인 오후 11시30분 현재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84% 밀린 3만9603.5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35% 떨어진 5318.87, 나스닥종합지수는 3.05% 급락한 1만6669.68을 표시하고 있다.
앞서 미국 고용시장 냉각과 하루 전 뉴욕증시의 하락을 넘겨받은 일본 증권시장의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이날 5.81%나 폭락한 3만5909.70에 마감됐다.
암호화폐 시장도 뒷걸음질을 쳤다. ‘대장화폐’ 비트코인은 미국 암호화폐 시가총액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이날 오전 2시50분쯤 6만2000달러 목전까지 떨어져 24시간 전 대비 4% 이상의 낙폭을 기록했다가 오후 들어 가격을 일부 만회했다.
비트코인은 오후 11시30분 현재 코인마켓캡에서 6만491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1주 전보다 3.46% 하락한 가격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