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금요일’에 日 증시도 비명… 닛케이 6% 폭락

입력 2024-08-02 16:57
일본의 한 전광판에 닛케이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 가까이 하락 마감했다. AP교도연합뉴스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6% 가까이 급락했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닛케이지수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5.81% 하락한 3만5909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도 큰 하락 폭(2.49%)을 보인 데 이어 이날도 폭락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닛케이지수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2216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1987년 이후 사상 두 번째로 큰 하락 폭이다.

종목별로 보면 도쿄일렉트론(-12%) 등 반도체 주가가 가장 크게 급락했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인 레이저테크도 11% 내렸고, 디스코는 7% 하락했다.

최근 일본 증시 폭락은 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고용 관련 경제지표의 여파로 해석된다.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나쁘게 나타났고,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기술 관련주 주가가 줄줄이 내리며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4만9000건으로 직전주 대비 1만4000건 증가하며 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발표 직후 미국 3대 지수(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S&P500 지수·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1.21%, 1.37%, 2.30% 하락했다.

일본 중앙은행이 지난달 31일 단기 정책금리(기준금리)를 0.0~0.1%에서 0.25%로 인상한 것도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이 정책은 그간 달러화에 비해 약세였던 엔화를 보다 강세로 전환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엔·달러 환율은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약 4개월 만에 149엔대로 하락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148엔대로 내려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환시장에서 엔화 강세·달러화 약세가 진행되면서 장래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도 겹쳐 투자가의 심리가 급격히 냉각했다”고 평가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