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두로 승리 아냐”…중남미 국가들도 개표자료 요구

입력 2024-08-02 14:09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카라카스 대통령궁에서 외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3선에 성공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부정선거 논란이 전 세계로 확산한 가운데 미국 국무부가 야권 후보의 승리를 공식화했다. 마두로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었던 중남미 국가들까지 개표자료 공개를 요구하면서 마두로의 대내외적 입지가 작아지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야권 후보) 에드문도 곤잘레스 우루티아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며 “곤잘레스 우루티아 후보가 승자”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블링컨은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 결과 발표는 심각한 결함이 있으며 (결과는) 베네수엘라 국민의 의사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했다.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대선 투표 종료 6시간 만에 마두로 대통령의 당선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야권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타난 일부 출구조사와 사전 여론조사 결과와 배치돼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다. 베네수엘라 선관위가 개표 상황 등 정보공개를 꺼리면서 의혹은 더욱 커졌다.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전 국회의장은 “곤잘레스 후보의 압승을 확인할 수 있다”며 자체적으로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득표율 정보를 온라인에 공개하기도 했다.

멕시코, 브라질 등 베네수엘라와 ‘이념적 연대’를 표방하던 주요 좌파 정부도 개표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압박에 나섰다. 멕시코와 브라질, 콜롬비아 등 3개국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베네수엘라 개표 과정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결과에 대한 공정한 검증을 통해 국민주권의 기본 원칙이 존중돼야 한다”고 했다.

AP통신은 “마차도가 지지자들에게 주말 동안 시위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마두로 정부가 강경 진압을 할 가능성이 커 대규모 유혈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