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과 유류세 일부 환원의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이 21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사과·배 등 과일 가격의 고공행진도 계속돼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8.4% 상승해 2022년 10월(10.3%) 이후 21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유류세 인하폭 축소와 국제유가 상승, 기저효과 등이 맞물린 결과다.
휘발유 유류세 인하폭은 지난달 1일부터 25%에서 20%로 줄었다. 경유와 LPG부탄의 인하폭은 37%에서 30%로 축소됐다.
기여도 측면에서는 석유류가 전체 물가를 0.32%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농산물이 9.0% 상승하면서 농·축·수산물의 상승률도 5.5%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축산물(2.2%)과 수산물(0.9%)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과일 가격 강세가 이어졌다. 배(154.6%), 사과(39.6%) 등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시금치(62.1%), 상추(57.2%), 배추(27.3%) 등 채소류의 오름세도 두드러졌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폭우를 비롯한 기상 상황 영향으로 생육 주기가 짧은 채소류 가격이 전월보다 올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13으로 작년 같은달보다 2.6%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월 3.1% 수준에서 지난 4월 이후 2%대로 안정세에 들어섰다. 6월에는 2.4%까지 하락해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지수 또한 안정적 흐름을 보였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2.1% 상승했다.
다만 자주 구매하는 품목 중심으로 구성돼 체감물가로 해석되는 생활물가지수는 3.0% 올랐다. 특히 ‘밥상물가’와 직결되는 신선식품 지수가 7.7% 상승하면서 물가 부담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