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자국 선수들을 향한 도 넘은 비판이 SNS상에서 퍼지자 일본 올림픽위원회(IOC)가 법적 조치를 예고하고 나섰다.
2일 산케이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올림픽위원회는 지난 1일 성명을 통해 “선수들은 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을 위해 자신을 위해, 그리고 지지해 주시는 많은 분들을 위해 남모르게 노력을 거듭해 왔다. 아무리 준비를 거듭해도 경기에서는 예기치 못한 일도 많이 있다”며 “비방이나 비판 등에 마음을 다치거나 불안, 공포를 느끼는 일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SNS에 글을 쓸 때 매너를 지켜 주시도록 재차 부탁드린다”며 “모욕, 협박 등 과도한 내용에 대해서는 경찰 신고 및 법적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의 여자 유도 선수인 아베 우타(24)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아베는 지난달 29일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2㎏급 16강전에 출전했다. 아베는 이 경기에서 디요라 켈디요로바(우즈베키스탄)를 상대로 경기 시작 2분14초에 허벅다리걸기로 절반을 따냈다. 하지만 50초 뒤 오금대떨어뜨리기로 한판패 했다.
아베는 한판패의 충격이 컸는지 매트 가장자리에서 주저앉아 큰 소리로 오열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아베의 울음소리는 2분여간 이어졌고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이를 두고 미성숙한 태도라는 질타가 SNS상에서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패전했을 때 태도가 무도인답지 않았다. 보기 흉하다고 느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이기고 지는 것뿐만 아니라 스포츠맨십의 자세도 매우 중요하다. 아베 선수의 통곡은 다음 시합을 방해하고, 상대 선수에 대한 배려도 부족한 행동이었다. 자신의 분함을 이기지 못한 폭주고 정신적으로 미숙하다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격투가라면 진지하게 시합은 예로 시작해 예로 끝나야 한다. 이기든 지든 상대에게 무례한 것은 실례다”, “아론 울프(일본의 남자 유도 선수)가 졌다고 운 적이 있냐”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다만 상식적인 비판선을 넘어서 “애처럼 우냐”, “원숭이냐”는 조롱과 비난도 일부 나와 올림픽위원회가 제동을 건 것이다.
비판이 계속되자 아베는 SNS에 “한심한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했다”고 사과했다. 이후 자정 여론도 커지고 있다. “비판 대신 수고했다고 말해줘라” “4년 동안 노력했으니 그럴 수 있다” “원하는 성과를 내지 못해 울고 싶어지는 기분은 충분히 이해된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