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흉기난동서 아이들 대신 칼 맞은 강사… 두 생명 구해

입력 2024-08-02 06:03
리앤 루카스의 모습. 리앤 루카스 SNS 캡처

지난 29일(현지시간) 영국 잉글랜드 북서부 어린이 댄스 교실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댄스 강사의 몸을 사리지 않은 대처가 더 큰 비극을 막은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당시 댄스 수업을 진행하던 강사 리앤 루카스(35)는 수업 중 흉기를 든 남성이 들어와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하자 여아 두 명을 창고로 대피시켰다.

흉기 난동범이 창고 쪽으로 다가오자 루카스는 아이들 위로 자신의 몸을 던졌다. 이 과정에서 루카스는 칼에 등과 팔, 목 등이 여러 차례 찔리는 중상을 입었다.

루카스가 감싸 안은 두 아이는 모두 목숨을 구했다.

루카스의 사촌 크리스 리머(41)는 더타임스에 사건 직후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들로부터 이러한 내용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리머는 루카스가 당시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팔을 쳐들었고 그로 인해 팔에 온통 자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리머는 “루카스는 작은 체구로도 망설이지 않고 범인을 막아섰다.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며 “(루카스는) 항상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라고도 말했다.

이번 흉기 난동 사건으로 여름방학을 맞아 댄스 수업에 참여한 어린이 3명이 숨졌다. 또 루카스와 댄스교실 옆 사업장을 운영하던 성인 남성 1명, 어린이 8명 등 모두 10명이 다쳤다. 해당 남성도 범인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려다 다리 등에 칼을 찔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 역시 수술 후 의식을 되찾았다고 한다.

사건 이후 범인이 무슬림 망명 신청자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번졌다. 이후 촉발된 극우 및 반이민 폭력 시위가 영국 전역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